시총 3조8000억달러 엔비디아, 점유율 추락 테슬라와 극명한 대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시그니아 바이 힐튼 호텔에서 가진 전 세계 미디어와 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시그니아 바이 힐튼 호텔에서 가진 전 세계 미디어와 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AI 열풍이 몰아치고 있는 미국 증시에서 빅테크 대표 기업인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극명히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은 엔비디아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시가총액 4조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반면, 테슬라는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과 경쟁 심화로 주가가 크게 하락하며 1조달러 방어에 고전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증시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지난 4월 초 저점 대비 66% 오른 주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3조8000억달러에 달하며, 글로벌 증시 역사상 최초로 4조달러를 넘길 기업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연구원은 "여름이 지나기 전 4조달러 달성이 가능하다"고 전망했으며, 루프 캐피털은 목표 주가를 250달러로 제시해 시총 6조달러까지도 내다봤다.

이 같은 급등세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반도체 수요 급증이 맞물리면서 가능해졌다. 특히 엔비디아는 지난해 이후 AI 서버용 GPU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으며, 기업과 정부의 AI 투자 흐름이 집중되며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주가 급등에 따라 엔비디아 고위 임원들의 자사주 매도도 잇따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와 베리티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주식 매도 계획을 사전 등록한 황젠슨 CEO는 6월부터 주식 매각에 나섰으며 연말까지 최대 600만 주를 팔 수 있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약 9억달러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이사 마크 스티븐스는 이달 중 2억8800만달러어치를 매도했으며, 부사장 제이 푸리는 2500만달러 규모의 주식을 처분했다. 텐치 콕스, 브룩 시웰 이사도 각각 1억4300만달러, 4800만달러 상당을 팔았다.

엔비디아의 호재와 달리, 테슬라는 전혀 다른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 27일 기준 테슬라 주가는 1.48% 하락한 323.63달러로 마감했고 시가총액은 1조420억달러까지 줄었다. 올 들어 20% 가까이 하락했고 지난 한 달간에만 11% 넘게 빠졌다.

하락 배경에는 중국 전기차 기업 샤오미의 공세가 있다. 샤오미는 최근 SUV 신차 YU7의 예약 판매를 시작했으며 개시 1시간 만에 28만9000대의 주문이 몰렸다. 이는 지난해 처음 출시한 SU7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로, 업계는 샤오미가 테슬라 모델Y를 직접 겨냥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테슬라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5%에서 지난해 10%로 하락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7.6%까지 떨어졌다. 미국 투자은행 시티는 고객 메모에서 "샤오미에 맞서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추고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를 무상 제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중국 시장은 테슬라에게 남은 유일한 성장 거점으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정치적 이슈와 반(反)머스크 정서로 인해 판매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도 경쟁사들이 잇달아 고성능 전기차를 선보이면서 시장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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