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은행업 진출 선언에 서클 8% 떨어져···규제 경쟁 본격화

비트코인 이미지. 자료=연합뉴스
비트코인 이미지. 자료=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의 주가가 상장 한 달 만에 500% 이상 급등하자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그러나 경쟁사 리플의 은행업 진출 소식으로 주가가 하루 새 8% 가까이 떨어지면서 급등세에 대한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3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클이 지난달 5일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후 국내 투자자들은 약 6억6917만달러(9068억원)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서클은 해외 주식 중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위에 올랐고 디렉시온 테슬라 2X(6674억원), 코인베이스(1974억원)를 웃돌았다. 현재 한국인이 보유한 서클 주식 규모는 9543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1.9%에 해당한다. 

서클의 3일 오전 8시 45분 주가추이./ 사진=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서클의 3일 오전 8시 45분 주가추이./ 사진=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리플의 은행 인가 신청에 서클 8% 급락

서클 주가는 상장 첫날 168% 급등한 데 이어 지난달 23일 장중 298.99달러까지 올랐다. 전날 종가인 192.53달러는 상장 공모가 31달러 대비 519% 오른 수치다. 그러나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서클은 전일 대비 7.56% 하락한 177.97달러로 마감했다. 하락 배경에는 리플의 전격적인 은행업 진출 발표가 있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랩스 최고경영자는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국내 은행 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방과 주의 이중 감독을 받게 될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새로운 신뢰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가가 발급되면 리플이 발행하는 RLUSD의 준비금을 미국 중앙은행이 직접 보관하고 관리하게 된다.

앞서 서클도 OCC에 신탁은행 설립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 은행은 USDC의 발행과 준비금 관리를 전담하고, 기관 대상 결제 인프라를 제공할 계획이다. 두 회사 모두 제도권 금융으로의 진입을 추진하면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편,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나 국채 등 실물 자산과 연동돼 가격 안정성을 추구하면서도 가상자산의 결제 편의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서클의 USDC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테더에 이어 2위로 상장사라는 점에서 투자 접근성이 높다. 최근 미국 상원이 발행사의 준비금 구성과 외부 감사 의무를 담은 ‘지니어스법’을 통과시키면서 제도권 편입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증권가는 서클의 시가총액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JP모건은 “서클의 현재 주가는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며 목표가를 80달러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향후 수익 전망 대비 거래 수준이 높다며 83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두 기관 모두 현재 시세 대비 약 50% 이상의 조정을 예상했다.

저작권자 © 스마트에프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