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함의 스포츠, 기술이 만든 0.1초의 차이
어둠을 질주하는 밤, 야간 레이스의 긴장감

| 스마트에프엔 = 김동하 기자 | 햇볕이 뜨겁던 지난 12일 토요일, 용인 스피드웨이는 마치 거대한 심장이 뛰기 시작한 듯한 분위기였다. 드라이버들의 숨결은 조용히 고조됐고 피트에서는 연장을 쥔 손끝이 바빠졌다. 관객석은 점점 채워지고, 그 열기만큼이나 이 서킷을 달굴 엔진 소리도 곧 들려올 참이었다.

지난 12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만난 오네 레이싱팀. 왼쪽부터 송현준 엔지니어, 이정우 드라이버, 오한솔 드라이버, 김동은 드라이버가 엑스티어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동하 기자
지난 12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만난 오네 레이싱팀. 왼쪽부터 송현준 엔지니어, 이정우 드라이버, 오한솔 드라이버, 김동은 드라이버가 엑스티어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동하 기자

피트에서 시작된 전쟁터같은 하루

오후 4시, 기자단은 '오네(O-NE) 레이싱팀'의 피트에 들어섰다. 토요타 가주레이싱 6000 클래스 출전을 앞둔 그들의 준비는 단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았다. 김동은 드라이버는 "기온, 타이어, 엔진 상태까지 모든 조건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며 경기에 임한다"며 "레이스는 단순히 속도만의 싸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송현준 엔지니어 역시 "연료, 윤활유, 세팅 하나하나가 레이스 결과에 직결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온, 고압의 극한 조건을 감당해야 하는 엔진과 기어 시스템을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연료와 오일이 전제되지 않으면 전략도 의미가 없다"고 단언했다.

오네 레이싱팀이 차량을 정비하며 '카젠'을 주입하고 있다. /사진=김동하 기자
오네 레이싱팀이 차량을 정비하며 '카젠'을 주입하고 있다. /사진=김동하 기자

배신하지 않는 기술의 뒷받침

이날 오네 레이싱팀 차량은 HD현대오일뱅크의 고급휘발유 '카젠(KAZEN)'과 고성능 윤활유 브랜드 '엑스티어(XTeer)' 제품군을 모두 적용한 상태였다. 다만 이를 강조하기보다 인터뷰 속에서 그 존재감이 묻어났다.

이정우 드라이버는 "고속 코너 탈출 때도 노킹 없이 힘을 밀어붙일 수 있었다"며 "열화 없이 끝까지 버텨주는 오일이 있었기에 마지막 랩까지 속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송현준 엔지니어는 "기어박스, 디퍼렌셜 오일의 온도 안정성과 마모율이 이전보다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성능은 데이터가 말한다. 하지만 신뢰는 반복된 경험에서 나온다. 오네 팀에게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만족된다는 점은 경기 외적인 요소이자 팀 운영에 있어 상당한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는 설명이었다.

토요타 가주레이싱 6000 클래스는 국내 모터스포츠 최상위 레벨에 속한다. 모든 차량이 동일한 엔진과 섀시를 사용하는 '원메이크' 레이스다. 결국 승부를 가르는 것은 드라이버의 기량과 팀의 전략이다.

김동은 드라이버는 "야간 경기라 타이어의 온도 유지, 브레이크 포인트의 정확성이 평소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우 드라이버가 '택시타임' 체험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동하 기자
이정우 드라이버가 '택시타임' 체험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동하 기자

공연에 가까운 그리드워크의 열기

오후 5시가 넘어서자 '그리드워크'가 시작됐다. 레이스카들이 일렬로 나열된 그리드 위로 팬들과 셀럽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자동차는 더 이상 기계가 아니라 하나의 스타였다. 차체에 부착된 후원사 로고 하나하나도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상징이 됐다.

관람객들은 스톡카들 사이를 걸으며 사진을 찍고 차체에 손을 얹고 드라이버의 사인에 환호했다. 경기장은 마치 하나의 무대처럼 보였다.

치열하고 뜨거운 야간 레이스의 긴장감

토요타 가주레이싱 6000 클래스 4라운드 본선이 시작됐다. 오후 8시가 넘어 레이스카들이 시동을 걸자 대기는 진동하기 시작했다. 고출력의 6200cc V8 엔진은 용인의 밤공기를 가르며 포효했고, 관객석은 그 소리에 환호로 응답했다.

야간 경기의 변수는 많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노면 온도도 낮아진다. 김동은 드라이버는 "밤에는 오일과 연료의 안정성이 성능 유지에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큰 흔들림 없이 주행을 마친 오네 레이싱팀은 이번 경기에서 비록 포디움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차량 컨디션과 운영 면에서는 안정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토요타 가주레이싱 6000 클래스 종료 직후 선수들이 차량을 주차하고 있다. /사진=김동하 기자
토요타 가주레이싱 6000 클래스 종료 직후 선수들이 차량을 주차하고 있다. /사진=김동하 기자

엔진이 식은 자리…사람이 남는다

경기 종료 후, 피트로 돌아온 드라이버들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필요 없는 순간이었다. 기자가 본 토요타 가주레이싱 6000은 단순히 속도 경쟁의 장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술과 사람, 기계와 전략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종합예술'이었다.

HD현대오일뱅크 같은 후원사는 이 예술의 보이지 않는 붓이었다. 그들의 연료와 윤활유는 소리 없이 차를 밀었고 드라이버의 손끝에 '안정감'이라는 무기를 쥐여줬다.

레이스는 끝났지만, 이 밤의 여운은 길게 남았다. 질주가 멈춘 뒤에도 사람들의 심장은 여전히 트랙 위를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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