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5500조 넘은 엔비디아…애플·테슬라는 무너졌다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인공지능 산업을 중심으로 세계 증시를 주도했던 미국 빅테크 7개 기업 '매그니피센트 7(M7)'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하며 정점에 올랐지만 애플과 테슬라는 주가 하락에 직면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계획에 따라 자사주를 지속적으로 매각 중인데 이 같은 흐름은 M7 내부의 기술 성과가 기업의 운명을 결정짓고 있음을 보여준다.
20일(현지시각)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황 CEO는 지난 19일 기준 7만5000주, 약 1294만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매각했다. 이는 사전에 수립한 주식 매도 계획에 따른 것으로 황 CEO는 최대 600만 주까지 매도할 수 있는 일정에 따라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올해만 총 120만 주, 약 1억9000만 달러 상당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CEO의 주식 매각은 AI 산업의 성장을 반영한 자산 실현의 한 예로 해석된다. 특히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며 지난달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M7 중에서도 유일한 기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도 각각 클라우드 기반 AI 및 광고 시스템에서 성과를 내며 주가가 연초 대비 20% 이상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애플과 테슬라는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애플은 연초 대비 16% 하락했고 테슬라는 18% 이상 주가가 떨어졌다. 애플은 음성 비서 시리의 핵심 AI 기능 업데이트를 2026년으로 연기하면서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지난해 공개한 애플 인텔리전스도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한 자산운용사는 "고객에게 애플 주식을 기부용으로 권할 정도"라고 전했다.
테슬라는 전기차 수요 감소에 따른 매출 둔화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알파벳의 경우 검색 시장을 둘러싼 근본적 위기에 더해 미국과 유럽에서 진행 중인 반독점 조사에 직면하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반격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으나 시장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