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조 계약에 테슬라 시총 1조달러 회복
삼성전자도 11개월 만에 7만원선 돌파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테슬라와 삼성전자가 손을 잡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양사 간 인공지능 반도체 계약이 주가 반등의 불씨가 되면서 양국 증시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테슬라는 시가총액 1조달러를 회복했고 삼성전자는 11개월 만에 주가 7만원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환호 속에서도 반도체 관세 변수와 투자자 간 이해충돌 같은 복합 과제가 뒤따르고 있다.

29일 미국 뉴욕증시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공개한 삼성전자와의 반도체 계약이 테슬라 주가를 끌어올렸다.

전날 테슬라는 3.02% 상승한 325.5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는 삼성전자와 165억달러(약 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했고, 이로 인해 시가총액도 1조500억달러로 다시 1조달러를 넘어섰다. 머스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해당 금액은 최소치이며 실제 생산 규모는 이보다 클 수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AI 반도체는 자율주행차 전환을 위한 핵심 부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슬라의 해당 칩이 전기차 중심 판매 구조에서 AI 기반 로봇과 자율주행으로 이동하려는 사업 재편 전략의 중심에 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도 23일 콘퍼런스콜에서 “우리 차량에 넣고 싶은 칩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며 자체 설계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전자 역시 이번 계약으로 326일 만에 주가 7만원선을 회복했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6.83% 오른 7만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부문은 지난해 조 단위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번 테슬라 수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협력사인 두산테스나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수혜 기대감이 반영됐다.

한편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과 개인 간 베팅 양상이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3조4638억원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3조4736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수급 우위가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상승세 뒤에는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정한 한미 반도체 관세 협상 시한이 오는 8월1일로 다가오며 반도체 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지난 27일 현재 유예 중인 관세 조치가 다음달부터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232조 조항에 따른 관세 부과를 시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미중 갈등과 관세 강화에 따른 타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DRAM과 파운드리 부문에서 수익성 회복이 예상되며 3분기 영업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83%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연말부터 관세의 영향이 본격화되면 삼성전자는 연간 실적에서 역성장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매출은 307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27조5000억원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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