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셀트리온이 미국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서정진 회장은 이를 통해 ‘미국에서 셀트리온의 새로운 퀀텀점프가 시작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셀트리온은 29일 글로벌 제약사 두 곳을 제치고 미국 내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셀트리온은 미국에서의 본격적인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번에 인수를 추진하는 공장은 미공개 글로벌 제약사가 보유한 대규모 원료의약품(DS) 생산시설이다. 미국 내 주요 제약 산업 클러스터에 자리 잡고 있다. 수년간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해온 이 시설은 현재 c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를 갖춘 상태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을 정조준하는 관세 해소 전략이 마침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며 “앞으로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연구·생산·판매를 아우르는 통합 바이오 생태계를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완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관세 리스크 대응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2년치 제품 재고를 미국으로 선제적으로 이전하고, 현지 위탁생산(CMO) 계약을 확대하는 단기 전략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현지 공장 인수’를 통해 관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번 우선협상자 선정은 그 구상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회사에 따르면 인수 대상 공장은 현재 약 50%가 기존 고객의 CMO 계약으로 활용되고 있다. 피인수 회사의 바이오의약품을 향후 5년간 독점 생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셀트리온은 인수 직후부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나머지 50%의 생산설비는 셀트리온 주력 제품의 현지 생산에 활용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바이오의약품은 관세율이 높아 글로벌 시장 공략에 걸림돌이 많았다”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관세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됐고, 이는 셀트리온의 수익성과 글로벌 경쟁력 모두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향후 현지 시장 수요와 신제품 출시 일정 등을 고려해 해당 공장 증설에 곧바로 착수할 예정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인천 송도 2공장의 약 1.5배 수준까지 생산능력(캐파)을 확대할 수 있다.
더불어 공장 인수 이후에는 원료의약품(DS)뿐 아니라 완제의약품(DP)과 포장, 물류에 이르기까지 미국 내에서 의약품 생산 전주기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셀트리온은 이미 미국 내 유통망을 갖춘 상태로, 생산과 물류를 일원화함으로써 원가율을 대폭 낮추고 시장 대응 속도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서 회장은 “지금까지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왔지만, 이제는 셀트리온이 진정한 현지 기업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중심 시장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인수 대상 기업명과 구체적인 조건 등은 확정 실사와 본계약 체결 이후 공개할 예정이다. 본계약은 10월 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