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정책 기조와 대규모 청산 여파로 가상화폐 시장 불안 확산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가상화폐 시장이 다시 불안정한 국면에 들어섰다. 대장주 비트코인이 11만달러선 밑으로 떨어지며 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대규모 청산 거래가 겹치면서 주요 가상화폐들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대 하락한 10만9785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지난 2일 이후 처음으로 11만달러선을 밑돈 것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인 1월 20일 가격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며 사상 최고치였던 12만4500달러 대비 11% 이상 떨어졌다.
이더리움은 한때 4900달러를 돌파했으나 최근 4400달러 아래로 밀리며 8% 이상 급락했다. 시가총액 3위 리플은 2.84달러로 6% 넘게 하락했고 솔라나는 187달러, 도지코인은 0.21달러로 각각 8%와 10%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알트코인의 낙폭은 비트코인보다 더 컸다.
이번 하락의 배경에는 연준의 정책 신호가 자리 잡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최근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 진전을 언급했지만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파월 의장은 "데이터에 기반해 움직이겠다"고 말하며 조기 완화 기대를 차단했고 이는 가상화폐와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가상화폐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하루 동안 약 7억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6억2700만달러는 상승을 예상한 롱 포지션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작은 하락에도 대규모 청산이 이어지고 가격 하락이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한 것이다.
최근에는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의 흐름이 엇갈리는 모습도 나타났다. 지난주 이더리움은 7% 이상 상승하며 4900달러 선에 육박했지만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투자자들의 기대가 특정 알트코인으로 이동한 결과라고 해석한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을 일시적 조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파월 의장이 예상보다 완화적인 발언을 내놨다는 분석이 나오며 향후 투자 심리가 회복될 경우 비트코인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다시 11만달러 회복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만약 이 선을 지키지 못할 경우 가상화폐 시장 전반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