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몰 가격인상 효과 불가피
무신사·컬리·G마켓도 촉각

| 스마트에프엔 = 김선주 기자 | 미국이 800달러(111만원) 이하 소액 소포에 대해서도 오는 29일부터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업계와 정부는 K뷰티 '역직구'(외국 거주자의 국내 상품 인터넷 직접구매) 구매자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26일 유통·화장품 업계,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현재 800달러 이하 소포에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판매(역직구)되는 화장품이 다수다.
역직구는 대부분 민간 특송 서비스로 이뤄지며 관세(15%)는 받는 사람이 부담하게 된다. 소비자가 느끼기에 사실상 가격이 인상되는 것이다.
화장품 역직구는 최근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관세 시행에 영향을 받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 2분기 화장품의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은 404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7% 증가했다.
업계는 없던 세금이 붙는 만큼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는 만큼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자체적으로 직구몰 '글로벌 아모레몰'을 운영하는 아모레퍼시픽은 소액면세제도 폐지에 따른 고객 이탈 방지에 나섰다. 고객 부담을 낮추기 위해 프로모션과 판촉물 등을 적극 활용하고 국내에서만 운영하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미국 고객 입장에서는 관세에 대한 부담과 통관 때 관세 납부라는 추가 절차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속해 업데이트되는 소식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리브영 역시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프로모션을 한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소액 소포 면세 폐지 초반 소비자들의 부담을 고려해 오는 29일부터 내달 4일까지 글로벌 세일을 해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이후에도 정기 세일과 차별화된 글로벌몰 프로모션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리브영의 경우 해외 소비자들이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글로벌몰을 운영해 왔고, 글로벌몰 매출의 상당 부분이 북미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구몰뿐만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에서 개별사업자가 구매대행 형식으로 판매하는 물량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내에서 K뷰티 인기가 공고한 만큼 급격한 수요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이 우세했다.
한 화장품 브랜드 관계자는 "브랜드가 가격을 올리진 않겠지만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가격이 인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K뷰티 인기가 높은 데다 관세가 붙는다고 해도 중저가 제품은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아 지금의 성장세가 꺾일 정도의 영향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에서 한국 화장품을 직접 사는 소비자들은 현지에서 판매하지 않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관세가 붙는다고 해서 구매를 안 하진 않을 것"이라며 "소액면세제도 폐지는 우리나라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다른 국가도 모두 적용되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패션·식품 등 K 상품 역직구 플랫폼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 금액은 1조47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미국이 2838억원으로 19%를 차지한다. 이는 중국(7164억원·49%)과 일본(3258억원·22%)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각 업체는 미국 소비자들이 실제 소비를 줄이는지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미국과 일본 등 13개 지역에서 패션제품 글로벌 스토어 서비스를 운영 중인 무신사는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면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따른 회사의 지침 변경은 없다.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 역시 이번 관세 정책 변화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