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층 반발·불매운동 직격탄···전통 ‘올드타이머’ 로고 복귀
9~12% 급락 후 3% 반등, 정치 논란에 브랜드 전략 좌초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미국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 크래커 배럴(Cracker Barrel)이 창립 50여년 만에 추진한 로고 교체 계획을 보수층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철회했다. 논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개입하면서 빠르게 마무리됐다.
26일(현지시간) 크래커 배럴은 성명을 내고 “새 로고는 사라지고 전통 로고가 유지된다”며 “고객들의 의견에 귀 기울인 결과”라고 밝혔다. 회사는 브랜드명만 표시된 현대적 디자인의 새 로고를 공개했으나 불과 일주일 만에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기존 로고는 나무통(배럴) 옆에 흔들의자에 앉아 기댄 작업복 차림 남성의 모습이 담겼다. 이 남성은 창업자 댄 에빈스의 삼촌으로 알려져 있으며 ‘올드타이머(Old Timer)’라는 별칭으로 불려왔다. 회사 이름 역시 1900년대 초 시골 가게의 나무통 모양 크래커 매대에서 유래한 것으로, 창업자의 남부 시골 가게 경험을 반영한 상징이었다.

그러나 새 로고에서 이 남성 이미지가 사라지자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은 “미국적 전통을 버리고 다양성과 포용을 앞세운 각성주의에 굴복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논란은 곧 정치적 색채를 띠며 불매운동으로 번졌고 주가도 일주일 사이 최대 9~12% 급락했다.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크래커 배럴은 기존 로고로 돌아가야 한다“며 “고객 반응에 따라 실수를 인정하고 경영을 개선해야 한다”고 직접 압박했다. 몇 시간 뒤 크래커 배럴은 곧바로 로고 복귀를 선언하며 “우리는 자랑스러운 미국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사 발표 이후 다시 메시지를 올려 “팬들이 매우 감사하고 있다.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고 회사도 번창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백악관 부보좌관 테일러 부도비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으로 크래커 배럴 경영진이 원래 로고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로 크래커 배럴은 리브랜딩을 통한 이미지 쇄신 대신 보수층의 압박과 정치적 논란 속에서 전통 이미지를 유지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는 “7만 명의 직원들이 고객을 매장에서 맞이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로고 복귀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크래커 배럴 주가는 약 3% 반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