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스콧 스나이더 KEI 소장,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 연구위원,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 정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스콧 스나이더 KEI 소장,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 연구위원,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 정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미국 워싱턴DC의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27일(현지시간) 열린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이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전망을 내놓았다.

간담회에서 스콧 스나이더 KEI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첫 회담은 '과정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스나이더 소장은 두 정상이 9월 유엔 총회(뉴욕)와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경주) 계기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나이더 소장은 올해 출범한 한미 새 정부간에 막 시작된 양국 관계의 과정이 "많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며 미중 전략경쟁을 포함한 지정학적 경쟁 관계와 트럼프 대통령 주도의 관세전쟁에 따른 무역관계의 변화를 불확실성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돌발 상황'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매복 공격'(기습적인 압박 발언)이 없었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좋은 출발"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상현 연구위원은 "가장 중요한 성취는 두 정상 간 우호적 관계를 위한 토대 구축 작업을 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진보 성향으로서 좌파에 경도돼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미국 조야에 있었는데, 이번에 이 대통령은 실용적 접근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한미간에 "길고 심각한 협상"이 이어질 수 있다며 중국 견제에 방점이 찍힌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 문제가 향후 한미동맹 현대화 논의에서 핵심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의지가 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얼마나 그것에 수용적일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봤다.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양국간 무역관계에서 "중요한 기초"를 만들었다면서 앞으로 양측은 안정적인 틀 안에서, 지난달 말 도출된 무역합의의 세부 사항을 채우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번 회담 후 공동성명 등 회담 결과 문서가 없었던 점을 거론하면서 "협상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며 "어쩌면 이 새로운 시대에는 끝없는 협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좋은 출발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결과와 세부 사항을 만들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은 한국이 올해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데 대해 "규범 기반 국제질서가 위협받고 있는 이 불확실성의 시기에 한국의 APEC 개최는 무역과 관련한 충돌과 마찰에서 새로운 협력으로 이동하는 동력을 한국뿐 아니라 역내 다른 나라에도 제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한국이 현재 부각되고 있는 무역 현안에서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 와중에 존폐의 위기에 직면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현재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죽은 것'(사문화)은 아니라고 본다"며 "FTA를 통한 한미 간 소통 채널이 있기 때문에 양국이 더 나은 합의를 만들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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