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주가조작·명태균 공천개입·건진법사 청탁 혐의
헌정사 첫 전 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 상태로 재판행
김건희 "묵묵히 재판 임할 것"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를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를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지원선 기자 | 각종 의혹으로 특별검사 수사를 받아온 김건희 여사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29일 구속기소됐다. 전직 영부인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특검은 오늘 오전 김건희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지난달 2일 현판식을 열고 수사를 정식 개시한 지 59일 만이다. 헌정사상 역대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상태로 재판받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앞서 내란 특검에 구속기소 돼 재판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기소하면서 그가 취득한 범죄수익 10억3000만원 상당 금액에 대해 추징보전도 청구했다.

추징보전은 범죄로 얻은 불법 재산을 형 확정 전에 빼돌릴 가능성에 대비해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하는 조치다. 불법 수익은 몰수가 원칙이며 불가능할 경우 그만큼 추징한다.

김 여사는 구속영장 청구서에 담겼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 공천개입·건진법사 청탁 등 세 가지 의혹과 관련해 자본시장법(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공천개입)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건진법사 청탁) 혐의가 적용됐다.

김 여사는 권오수 당시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자신의 계좌관리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공모해 2010년 10월~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을 저질러 8억1000만원 상당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또 남편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태균씨로부터 총 2억7000만원이 들 것으로 추정되는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적용됐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해 2022년 4월부터 2022년 7월까지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통일교 지원 관련 청탁을 받고 합계 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도 받는다.

특검팀은 향후 고가 목걸이 등 귀금속 수수 의혹, 양평 고속도로·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등 특검법상 남은 의혹들과 인지한 사건들 그리고 관련 공범들에 대해 계속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2022년 3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맏사위가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는 청탁과 함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귀걸이, 브로치 등 이른바 '나토 3종'으로 불리는 장신구를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2022년 9월 윤 전 대통령의 고액 후원자인 서모씨로부터 사업상 편의를 대가로 5천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받았다는 의혹,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금거북이를 받았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외에도 특검법에 명시된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관저이전 특혜 의혹 등 수사 대상이 남아있다.

김 여사는 이날 기소 후 입장문을 통해 "묵묵히 재판에 임하겠다"며 "앞으로도 그 어떤 혐의에 관해서든 특검 조사에 성실하게 출석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변명하지 않겠다"며 "저의 진실과 마음을 바라보며 이 시간을 견디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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