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장격리 조치로 공급 왜곡 논란
재고 부족에 농가·소비자 모두 부담 가중

소비자와 농가 모두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햅쌀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다음달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제작=스마트에프엔
소비자와 농가 모두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햅쌀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다음달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제작=스마트에프엔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쌀값이 20kg 한 포대 기준 6만원을 넘어섰다. 정부의 시장격리 조치가 수급을 왜곡하며 대표적 과잉 생산 품목이던 쌀이 이례적인 가격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와 농가 모두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햅쌀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다음달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기준 쌀(상품·20kg) 소매가격은 6만294원으로 전년 대비 17.22% 올랐다. 평년과 비교해도 14% 상승한 수치다. 또 통계청 ‘8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4.8% 뛰었으며 쌀값은 이 가운데 11% 올랐다.

쌀값이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어선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의 원가 부담도 확대됐다. 송파구 잠실여고 근처 김밥집을 운영하는 한 소상공인은 “쌀도 쌀이지만 부재료들도 덩달아 올라 운영이 만만치않다”고 토로했다.

올해 쌀 생산량은 358만5000t으로 전년보다 3.2% 줄었다. 지난해 등숙기 집중호우로 전남 논 7791ha가 침수됐고 벼멸구 확산으로 도정수율이 하락했다. 여기에 정부가 20만t을 시장격리하면서 유통 물량이 더 줄었고 지난해 시장격리 물량 26만2000t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 예측과 실제 생산량이 어긋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정부 양곡 3만톤을 산지 유통업체에 대여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단기 대책이 반복되는 가격 불안정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허일용 쌀전업농 경북연합회 회장은 “공공비축미 방출로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소비자 부담 완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유통업계와 함께 20kg당 3000원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인데 4000~5000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생산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정부가 초과 생산분보다 많은 물량을 매입하면서 유통업체 재고가 부족해졌다”며 “다음달 햅쌀이 시장에 풀려야 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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