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훈풍 타고 오라클 질주
엘리슨, 자산 하루 새 1010억달러 증가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뉴욕증시에서 오라클 주가가 3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으면서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이 일론 머스크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다. 인공지능 시대 도래로 클라우드 수요가 폭증하며 오라클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일 뉴욕증시에서 오라클 주가는 낮 12시 기준 전 거래일보다 41.36% 오른 341.39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345.72달러까지 뛰어올라 시가총액이 9690억달러에 달했다. 현재 시총은 9517억달러로 1조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오라클 주가 급등은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일간 최대 상승 폭이다.
이날 오전 10시10분 기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엘리슨의 순자산 가치는 하루 새 1010억 달러(한화 약 140조원) 늘어난 393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3850억달러로 평가된 머스크를 앞질러 세계 최고 부자에 올랐다. 다만 포브스는 머스크의 순자산 가치를 4360억달러로 추산해 여전히 머스크가 앞선다고 보도했다.
오라클은 전날 실적 발표에서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부문 ‘잔여 이행 의무’가 4550억달러로 전년 대비 359% 늘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매출은 이번 회계연도 77% 증가해 180억달러에 달했으며 4년 뒤에는 144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측은 오픈AI와 xAI 메타 등 주요 AI 기업들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개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일제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멜리우스 리서치 벤 라이츠 기술연구 책임자는 CNBC 인터뷰에서 “오라클의 주문 잔고는 매우 역사적인 기록”이라고 말하며 시장 예상치인 1800억달러를 훨씬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웰스파고와 도이체방크 역시 이번 실적을 AI 인프라에서의 선도적 위치를 확인한 결과라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한편, 엘리슨은 올해 초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함께 백악관에서 5000억달러 규모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폭등이 단기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오라클이 AI 인프라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