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이 왜 일본 상사에 꽂혔나
44조원으로 불어난 ‘미스터리 투자’의 비밀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일본 5대 종합상사 주식 가치가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12일(현지 시각) 미국 CNBC는 11일 기준 버크셔가 보유한 일본 종합상사 지분 평가액이 310억달러(약44조원)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0년 첫 투자액 63억달러 대비 392% 증가한 규모다.
공시를 살펴보면, 버크셔는 자회사 내셔널 인뎀니티를 통해 미쓰이물산 주식 2억9204만49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분율 10.1%로 미쓰이의 최대주주에 해당한다. 지난 3월 보고된 9.7% 대비 2.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미쓰비시상사 역시 3월 9.7%였던 버크셔의 지분이 8월 말 10.2%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버크셔는 2020년 8월 30일 워런 버핏의 90번째 생일에 맞춰 처음으로 일본 5대 종합상사(이토추 미쓰비시 미쓰이 마루베니 스미토모)에 각각 약 5%씩 투자했다고 공개했다. 당시에는 일본 내에서도 다소 이례적인 움직임으로 평가받았으나 이후 꾸준한 매수와 주가 상승이 맞물리며 투자 가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당초 버핏은 “각 기업과 협의 없이 지분을 10% 이상 확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주주 서한에서 “다섯 기업 모두 상한선 완화에 동의했다”고 언급하며 추가 매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로 CNBC는 “이토추 마루베니 스미토모의 경우도 이미 10%를 넘어섰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버핏은 지난 2023년 CNBC 인터뷰에서 “2020년 당시 일본 종합상사 주식은 금리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었다”고 밝히며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주주 서한에서도 그는 “이 기업들은 50년 아니면 영원히 보유할 만한 주식”이라며 장기 보유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한편 버크셔는 지난달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BYD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2008년 첫 투자 이후 17년간 약4500%의 수익을 거둔 뒤 장기 투자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일본 종합상사 투자 성과는 버핏의 ‘가치 중심 장기 보유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CNBC는 “버크셔의 일본 투자 가치는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며 “버핏의 인내심이 또다시 빛났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