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웬치 관련자들 증언···웬치 400개
'무법천지' 폭행·고문·사망이 일상
경찰, 캄보디아 실종 신고된 20대 여성 내사 착수···범죄조직 유인책 제보에

캄보디아 한 범죄단지의 내부 모습. 남성의 손이 철제 침대에 묶인 것으로 추정된다./연합뉴스
캄보디아 한 범죄단지의 내부 모습. 남성의 손이 철제 침대에 묶인 것으로 추정된다./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주서영 기자 | 최근 캄보디아에서 대학생 피살 사건 이후 이 나라 범죄단지인 ‘웬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곳에서 고문과 폭행을 견디다 못해 사망하는 사람이 하루에 한 명꼴로 발생한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 또 더 이상 일을 시키거나 돈을 갈취할 수 없을 때는 장기매매까지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같은 주장은 연합뉴스가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일한 경험이 있거나 이들의 지인들을 취재한 결과 14일 나왔다.

취재 결과 이들은 범죄단지에서 손톱을 뽑거나 손가락을 자르는 등 고문이 자행되며, 돈을 받고 다른 단지로 팔아넘기는 인신매매가 빈번하게 이뤄진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캄보디아에는 400개에 가까운 범죄단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A씨는 "한국인이 범죄단지에 필요한 이유는 두 가지"라며 "통장으로 범죄단지 수익을 세탁해주거나 한국인 대상 사기에 TM(텔레마케팅), 채팅, CS(고객서비스) 업무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B씨는 "프놈펜이나 시아누크빌에서 일하다가 실적이 좋지 않거나 카지노에서 빚이 생기면 포이펫이나 바벳 같은 국경 지역으로 팔려 간다. 그런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지난 8월 숨진 대학생 박모씨가 머물던 보코산 지역에 대해서는 "통상 통장을 팔러 가는 곳이고, 그러다 그곳에 갇혀 불법적인 일을 하게 되거나 심하면 목숨을 잃는다"고 했다.

범죄단지에서 폭행을 당하다가 숨지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B씨는 "폭행 당해서 숨지는 일이 드문 일은 아니다. 하루에 한 명꼴로 죽는다. 캄보디아는 그런 곳"이라며 "한국인만 표적이 되는 건 아니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등 국적은 다양하다"고 했다.

범죄단지에 감금된 경험이 있는 C씨는 "관리자들의 텔레그램 방이 있는데 거기에 고문, 시체 사진이 참 많다. 그런 걸 자랑으로 생각하고 얘기하고, 나에게도 보여주며 '너도 말 안 들으면 이렇게 된다'고 했었다"라고 했다.

이렇게 폭행을 당하다 숨진 이들을 단지 내 소각장에 넣는다는 증언도 있었다.

A씨는 "시체 처리할 일이 많다. 돈 사고 내는 사람이 한두명도 아니니까. 일을 시켜도 성과가 없고 장기매매도 못하면 그냥 소각장으로 넣는 것"이라고 했다.

국경지대에서는 보이스피싱 등 범죄를 저질러 피해금을 가로채는 일로 이른바 '실적'을 내지 못하면 폭행을 당하다가 장기매매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A씨는 "빚을 졌는데 성과가 안 나면 장기를 파는 수밖에 없는데, 일단 안구부터 적출한다"라며 "다른 장기는 이식자를 찾는 과정이 까다로운데 각막은 비교적 이식이 쉽고 단가도 꽤 비싸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캄보디아에서 실종됐다고 신고가 접수됐던 20대 여성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범죄단체 조직원일 가능성이 있어서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20대 여성 A씨가 캄보디아 범죄조직 유인책이었다'는 제보를 받고 관련 내용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전주완산경찰서에 "캄보디아에 있는 동생이 위험한 것 같다"는 내용의 실종신고가 접수된 바 있다.

A씨의 가족은 A씨에게 손가락이 심하게 다친 사진을 받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현지 대사관이 A씨의 소재를 파악하고 연락했지만, 귀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대사관이 소재를 파악하고 연락이 원활해 실종 사건을 종결했으나, A씨는 "여러 절차상 문제 때문에 귀국할 수 없다"며 현재까지도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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