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136억5000만달러·순이익 41억달러 기록
구조조정·정부지원·AI 수요가 성장 견인

인텔이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잇따라 투자 요청을 이어가면서 주가가 폭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텔이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잇따라 투자 요청을 이어가면서 주가가 폭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정부 투자 이후 첫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을 웃도는 매출과 흑자를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보조금, 엔비디아·소프트뱅크 등과의 협력, 그리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반등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23일(현지 시각) 인텔은 3분기 매출 136억5000만달러, 순이익 41억달러(주당 0.90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6억달러 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매출 131억4000만달러를 크게 웃돈 수치다.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23달러로 발표됐으나, 이는 올해 트럼프 행정부와 체결한 지분 전환형 보조금 협약의 회계 처리 방식 때문에 단순 비교가 어렵다. 인텔은 이미 지급받은 90억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분 10%로 전환하기로 합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주당 0.37달러의 손실을 반영했다.

인텔은 같은 기간 미 정부로부터 57억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회사는 “이런 회계 처리 방식은 유례가 거의 없으며 SEC 승인 이후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SEC 검토 절차는 지연되고 있다.

실적 호조에는 구조조정 효과도 컸다. 인텔의 직원 수는 현재 8만8400명으로, 1년 전 12만4100명에서 약 30% 줄었다. 인건비 절감과 조직 효율화가 수익성 회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제품 부문 매출은 127억달러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이 중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PC·노트북용 칩)이 85억달러를 차지했고, 데이터센터용 CPU 부문은 41억달러로 1% 감소했다. 반면 파운드리 매출은 42억달러로 2% 줄었지만, 시장 예상보다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인텔은 지난달 엔비디아로부터 50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CPU와 GPU를 통합한 차세대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엔비디아가 AI 칩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인텔은 협력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인텔은 4분기 매출을 133억달러, 조정 EPS를 0.08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매각한 자회사 알테라 실적을 제외한 수치로, 애널리스트 예상치와 유사한 수준이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산업 복원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우리의 필수적 파트너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인텔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 정규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7% 이상 급등했다. 시장은 이번 실적을 “인텔의 보릿고개 탈출 신호”로 해석하며, 인텔이 내년 2나노 공정 상용화에 속도를 내며 반등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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