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난과 제조업 회복 기대에 구리값 17개월 만의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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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금값 상승세가 멈추자 시장의 초점이 구리로 이동하고 있다. 주요 광산의 생산 차질과 함께 제조업 회복 기대감이 커지며 구리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구리는 산업 전반의 핵심 원재료로 평가받으며 향후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29일(현지 시각)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전날 구리 현물 가격은 톤당 1만91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7.81% 상승한 수치다. 지난 27일에는 장중 1만1094달러까지 오르며 17개월 만의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원자재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일주일 동안 ‘TIGER 구리실물’은 13.93% 상승하며 1위를 차지했고 ‘KODEX 구리선물(H)’은 10.43% 올라 3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금과 은 가격을 추종하는 ETF는 2~4%대 상승에 그쳤다.

구리는 전력망과 도로를 비롯한 인프라 건설과 전자·자동차 등 제조업에 필수적인 소재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완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제조업 회복세가 예상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으로 꼽히는 만큼 양국의 관계 개선은 중국 내 구리 수요 확대를 불러올 전망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에 따른 수요 증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구리 가격 상승의 또 다른 요인은 공급 차질이다. 지난달 인도네시아의 세계 최대 규모 구리 광산인 그라스버그 광산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운영사인 프리포트맥모란의 내년 생산량이 약 35% 감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칠레와 콩고민주공화국에서도 사고와 환경 문제로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앞서 국제구리연구그룹(ICSG)은 내년 전 세계 구리 공급이 수요 대비 약 15만 톤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 불균형이 지속될 경우 구리 가격이 내년 톤당 1만2000달러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금값은 고점에서 빠르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2월물 금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3983.1달러로 지난 20일 고점 대비 약 10%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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