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투자 논란’에 제동 현대차·기아는 관세 인하로 질주

수출 선적을 앞둔 자동차들.                                        /사진=연합뉴스
수출 선적을 앞둔 자동차들.                                        /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한마디에 일본과 한국 자동차 업계의 표정이 갈렸다. 도요타는 트럼프가 언급한 ‘100억달러 투자 계획’을 공식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고 한국의 현대차와 기아는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실질적 수혜를 입게 됐다.

29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요타 임원 우에다 히로유키는 트럼프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일본 정부 및 미국 대사관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100억 달러 규모 투자를 약속한 적이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우에다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투자 규모가 100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이번에는 같은 규모라고 말하지 않았다”며 “단지 투자 지속 의사를 설명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맥락 때문에 100억 달러라는 수치가 언급된 것 같다”고 해명하며 “향후 몇 년간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적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전날 주일 미국 대사관 만찬에서 토요다 아키오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짧게 대화했지만 투자 이야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의 회담에서 “도요타가 미국 전역에 100억달러를 투자해 자동차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들었다”며 “도요타 차를 사라”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도요타의 즉각적인 부인으로 일본 정부와 업계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같은 시각 한국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며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경주 APEC 국제미디어센터 브리핑에서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관세 인하로 현대차와 기아는 연간 약 4조40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관세 25% 적용 시 손실 비용이 총 11조원에 달했지만 인하 후 약 6조6000억원으로 줄어든다”며 “연간 절감액은 4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3분기 미국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48만175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두 회사는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 가동을 확대해 현지 생산을 지난해 70만대에서 향후 12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관세 인하로 경쟁국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며 “품질과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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