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강남 팝업 시작으로 MZ세대 공략 본격화
네팔 셰르파 복장서 영감···지용킴 미학과 만난 협업 아이템 공개

| 스마트에프엔 = 김선주 기자 | 지난 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7층 한가운데, 공간과 공간을 잇는 브릿지에 코오롱스포츠와 지용킴(JiyongKim)의 협업 팝업스토어가 자리했다. 코오롱FnC의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가 하이엔드 디자이너 브랜드 지용킴과 함께 만든 컬렉션이 전시된 곳이다. 회색빛 배경에 옷이 작품처럼 걸려 있어, 스쳐 지나던 발길도 잠시 멈추게 했다. '전시회인가?'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 정도였다.
이번 협업은 네팔 산악 지역 셰르파들의 복장에서 영감을 받아, 기능성과 미학을 동시에 구현했다. 코오롱스포츠의 고기능성 소재와 지용킴 특유의 패턴워크가 결합해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아웃도어웨어로 완성됐다.

김지용 디자이너는 오픈 당일(10월 31일) 현장을 찾아 방문객을 맞이하며 '제품가이드'가 됐다. 그는 “지용킴과의 크리에이티브한 패턴을 통해 실루엣이나 디테일을 많이 변경시켰다"며 "아웃도어웨어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소재나 기능을 살려 지용킴 특유의 입체적이고 구조적인 디자인을 코오롱스포츠의 아웃도어웨어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김지용 디자이너는 한국 출신으로 일본 분카패션칼리지,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tins)에서 패션을 공부했으며, 루이비통과 르메르 등 글로벌 하우스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그는 자연의 시간과 빛, 바람에서 영감을 받아 옷이 스스로 변화하는 디자인을 탐구해왔다. 실제로 컬렉션 중 일부는 태양 아래 자연적으로 탈색·변화되는 과정을 그대로 작품화하기도 했다.
대표 제품인 '3D 볼륨 다운재킷'은 입체적인 포켓과 탈부착 가능한 후드를 더해 풍성한 실루엣을 완성했으며, 방풍·발수 기능성 소재를 써 실용성을 높였다. '아웃포켓 3D 팬츠'는 구조적인 디자인과 통풍(벤틸레이션) 디테일을 적용해 아웃도어와 패션의 경계를 허물었다.

디자이너 브랜드 협업으로 고객층 재편
코오롱스포츠의 이번 협업은 브랜드가 '기능성' 중심에서 '감성' 중심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오롱FnC는 최근 몇 년간 MZ세대를 겨냥해 예술가·디자이너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시리즈(Series)' 브랜드는 예술·사회공헌을 결합한 협업을 이어왔으며, '에피그램(Epigram)'은 지역 문화 콘텐츠와 연계한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드의 문화적 확장성을 넓혀왔다.
이번 지용킴 협업 역시 그 연장선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팝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팝업은 오는 11월 20일까지며, 엠프티 성수·스컬프(한남·더현대서울)·지용킴 플래그십스토어(한남)와 코오롱몰, 지용킴 공식 온라인 스토어 등에서도 협업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다.

협업은 '트렌드' 아닌 '채널 전략'으로
패션업계 전반에서 디자이너 협업은 단순한 한정판 마케팅을 넘어, 브랜드와 고객을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채널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국내 패션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산되며, 브랜드들이 디자이너 협업과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전략을 다각화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하이엔드 감성'을 접목한 전략으로 브랜드를 재정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지용킴 협업 제품은 도버 스트릿 마켓 파리(DSMP)와 SSENSE 등 글로벌 프리미엄 편집숍에서도 동시 발매돼, ‘K-아웃도어’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자연과 도시, 기능과 예술을 잇는 브랜드의 새로운 시간을 써 내려가고 있다. '어떤 옷을 만들 것인가'에서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가 그 다음 스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