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협력·AI 가속기 수요 폭발로 실적 급등
증권가 전망 “150만원 간다”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두산이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의 수혜를 입으며 다시 황제주 반열에 올랐다. AI 가속기용 동박적층판(CCL) 매출이 급증하면서 실적이 개선됐고, 증권가에서는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은 전날 10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0일 대비 7만5000원(7.99%) 오른 수치로 장중 한때 108만20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 3일 처음으로 100만원을 돌파한 이후 잠시 조정을 받았으나 곧 상승세를 회복했다.
앞서 10일 ㈜두산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4524억원, 영업이익 231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8%, 영업이익은 109.9%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를 각각 4.2%, 34.6% 하회했지만 AI 관련 소재 부문이 호조를 보이며 전체적으로 실적은 견조했다.
3분기 두산 자체사업 매출은 5241억원, 영업이익은 1087억원으로 각각 59.8%, 211.5% 급성장했다. AI 가속기용 및 하이엔드 메모리 반도체용 CCL과 데이터센터향 차세대 소재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두산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CCL을 공급하면서 빠르게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두산 전자BG 사업 부문 매출은 3분기 누적 1조31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증가했다. 두산그룹은 지난 10월 31일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강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기술에 두산이 보유한 데이터를 학습시켜 두산 전용 맞춤형 파운데이션 모델(FM)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증권가에서는 두산이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가속기와 네트워크용 제품 비중이 4분기에 83%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매출 6004억원, 영업이익 150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1%, 241%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도 “두산은 북미 고객사의 차세대 AI 플랫폼 루빈(Rubin)에 단독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며 “루빈 매출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 실적이 ‘측정 불가 수준’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쟁사 EMC가 기술적 문제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점도 두산의 독점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CCL 시장은 이미 슈퍼사이클에 진입했고 북미 고객사의 서버랙 수요가 폭발적인 수준”이라며 “내년 전자BG 매출은 2조2800억원, 영업이익은 705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가속기향 CCL 매출 회복과 메모리 반도체향 매출 확대가 두산 실적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년부터는 북미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대상 ASIC용 CCL 공급이 본격화되고 네트워크 보드용 CCL 생산능력도 50%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두산은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보통주 기준 약 17.9%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약 6%를 3년간 순차적으로 소각할 예정이다. 지난 10일에는 발행주식수의 2%에 해당하는 33만주(201억원)를 소각했다.
이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지배구조 개선 정책이 추진되면서 지주회사 할인율이 줄어들 것”이라며 “특히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두산의 자사주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계열사들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3분기 영업이익 1371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9.4% 늘었고 두산밥캣은 1336억원의 영업이익으로 6.3% 성장했다.
한편 두산은 전자BG, DDI, 유통(두타몰) 등 자체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요 자회사로 두산에너빌리티(30.4%), 두산로보틱스(68.1%),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100%), 오리콤(60.9%)을 두고 있다. 상반기말 기준 최대주주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으로 지분율은 7.7%이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40.11%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