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삼성전자 17만5000원·하이닉스 85만원 제시
AI 수요 폭발로 반도체 슈퍼사이클 재점화
국내 증권가도 목표가 잇단 상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제작=스마트에프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제작=스마트에프엔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국내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낙관적인 전망에 힘입어 다시 강세 흐름을 타고 있다. AI 인프라 확산과 D램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메모리 시장의 ‘봄’이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1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메모리-최고의 가격 결정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14만4000원과 73만원으로 제시했다. 이어 시장 환경이 더 개선될 경우 삼성전자는 17만5000원, 하이닉스는 85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과거 “겨울이 다가온다”, “빙산이 다가온다” 등의 표현으로 메모리 시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올해 들어 “따뜻한 겨울이 될 수 있다”며 관점을 바꿨다. 이번 보고서에서 “D램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고 이는 통상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메모리 호황의 배경으로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간 경쟁이 메모리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IT 고객사보다 가격에 덜 민감한 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낸드플래시 가격도 4분기에는 기업용 SSD 생산업체의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20~3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증권가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전강후약 흐름을 보였지만 전문가들은 “반도체 투톱이 주도하는 상승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일시적으로 둔화되며 변동성이 커졌지만 연말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다시 상승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보고서에서 “AI 인프라 구축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향후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용 D램과 고성능 낸드 제품군 확대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에서 마진율 50% 후반대를 장기간 유지하며 시장 선두를 지키고 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9일에도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1만원, SK하이닉스는 48만원으로 상향한 바 있다.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주가가 빠르게 오르자 다시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처럼 목표주가를 연달아 높이는 것은 AI 기반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91만원(메리츠증권)에서 100만원(SK증권)까지 제시하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 마이크론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5배를 넘지만 SK하이닉스는 아직 2배 수준”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차익 실현 후 다시 한국 반도체를 매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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