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영·윤경림·박대수·홍원표·이현석 등 후보군 물망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사옥. / 사진=KT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사옥. / 사진=KT

|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KT가 차기 대표이사(CEO) 공개모집을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수장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했다. 통신업계는 이번 공모에 20~30명이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KT 출신 인사들이 대거 하마평에 오르며 ‘내부 전문가 중심’ 선임 필요성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마감된 공모는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주도했다. 추천위는 외부 전문기관 추천, 공개모집, 주주 추천(0.5% 이상 6개월 보유), 사내 후보 추천 등 네 갈래를 통해 후보군을 구축했다. 이후 서류·면접 심사를 거쳐 연내 최종 1인을 압축한 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현재 KT 안팎에서는 ‘KT를 잘 아는 내부 인사’에 대한 요구가 높다. 최근 해킹 사고와 소액결제 사태 등 연이은 위기 대응이 필요한 데다, 과거 대표 선임 과정에서 외풍 논란이 반복되며 지배구조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KT 다수 노조 역시 "외풍으로부터 자유롭고 통신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겸비한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현모 전 대표도 공모 불참을 선언하며 "KT의 역사와 문화, 기간통신사의 책임을 아는 내부 인재가 선임돼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이번 공모에서 KT 출신 인사들이 하마평에 다수 언급된다.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은 30여년을 KT와 함께해온 대표적인 ‘KT맨’으로, 이미 세 차례 대표 후보 심사 대상에 오른 바 있는 핵심 후보 중 한 명이다. 업계에서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과 디지털 혁신 역량이 강조되는 현 시점에서 그의 경험치가 강점으로 평가된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KT 내부에서는 이현석 커스터머부문장(부사장)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5년 이후 디바이스·고객·지역본부 등 B2C 분야를 두루 거치며 커스터머 부문을 총괄해온 현직자다. 

윤경림 전 KT 사장과 박대수 전 KT텔레캅 대표, 네트워크·기술전략을 담당했던 김태호 전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 마케팅 조직을 오래 맡았던 남규택 전 KT 부사장(현 지누스에어 부회장) 등도 재도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원표 전 삼성SDS 대표 역시 KT에서 글로벌·무선인터넷사업을 경험한 인물로 후보군에 포함됐다.

외부 인사로는 주형철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 차상균 서울대 명예교수, 김재홍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ICT 정책·데이터 사이언스·방통 규제 등 다양한 전문성을 갖췄지만, 내부 전문성 요구가 높은 이번 구도에서는 상대적으로 관전 포인트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KT 대표 선임 과정은 최근 수년간 정치적 영향과 내부 갈등으로 흔들렸다. 2023년에는 구현모 전 대표가 연임에 실패했고, 윤경림 전 사장이 차기 대표로 낙점됐다가 20일 만에 사퇴하는 혼란을 겪었다. 이후 재공모에서 38명이 지원하는 등 경쟁이 격화되기도 했다. 이번에도 사외이사 7명이 현 정부 시절 임명된 인사로 구성돼 있어 외풍 논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업계는 이번만큼은 KT의 조직 안정과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네트워크 안전성 문제, AI 전환기 전략, 소액결제 사태 수습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만큼, 통신과 조직 운영에 정통한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최종 후보는 연내 결정된다.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흔들린 조직과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적임자가 누구일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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