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은 국제선수 자격증…이제 출발선 달린다"

5000억원대 상장 주식을 보유한 주식 자산가가 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상장 후 첫 소감을 밝혔다.

백 대표는 지난 1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30년간) 준비운동하고 체육복 맞추고 국제적으로 선수 자격증(증시 상장) 받고 이제 달려볼까 하는데 다들 '감회가 어떠냐'고 묻네요, 이제 진짜 달릴 겁니다. 맥도날드처럼 우리 음식을 어떻게 즐기게 할지 머릿속의 꿈을 실현해볼 겁니다"고 밝혔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코스피 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백 대표가 1994년 설립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등 25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로 지난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백 대표는 홍콩에 가서 외국 투자자를 만났을 때 다들 "상장을 왜 하냐"고 물었다며 자금이 필요해서 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내 나이가 50대 후반이라 은퇴할 무렵에 자식들이 기업을 맡기엔 검증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때 가서 물려줄 수 있는 지분을 갖고 회사를 맡을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가족 경영인이 되기 어렵다. 창업자 자녀로 자기들 하고 싶은 일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하게 투명하게, 이 사람 저 사람이 좋은 간섭을 해서 내가 은퇴해도 회사가 오래 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처음에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걱정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더본코리아는 코스피에 데뷔한 지난 6일 공모가(3만4000원)보다 51% 올랐다.

그는 "내가 바라는 건 (주가가)시작하는 단계에서 조금 더 높은 단계로 서서히 올라가는 모습"이라면서 "앞으로 배당을 많이 해야 한다. 상장했으니 안을 다 보여줄 수 밖에 없는데 그것에 합당한 주가가 유지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더본코리아 측은 첫 해 30억원에 이어 50억원, 80억원으로 매년 배당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현재 더본코리아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계속하면서 다른 사업을 크게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백 대표는 "프랜차이즈는 우리 기반"이라며 "국내 지역개발 축제, 해외 소스, 외식 이외의 것을 키워서 매출과 영업이익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외식 사업은 가맹점 수를 급격히 늘리기보다 기존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도 더본코리아 기업공개(IPO·상장)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에서 투자자들을 상대로 기업설명회(IR) 활동을 할 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보통은 (투자자들이) 약속도 안 잡아주고 문 앞에서 돌려보내곤 하는데, 한 번에 10명씩 만나 팬미팅 하듯이 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IPO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식품기업과 푸드테크기업 인수합병에 투자할 돈이 1000억원이 넘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해외 매장 수에 대해선 "드라마틱하게 늘 것"이라며 "앞으로 현지 기업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진출하는 방식으로 매장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고 했다.

백 대표는 "한 주만 있어도 주주라고 확인되면 짜장면 같은 메뉴를 50% 할인하는 행사는 1년에 서너번은 하려고 한다"며 "한주씩 사는 것이 더본코리아 멤버십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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