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회장 “HMM 경영 정상화, 산은·해진공 관치 경영 여전”
HMM 영업이익 2조원 눈앞…재매각 가격 천정부지 치솟아
MSK·MSC 등 2M, 내년 2월 해체 예정
다만 최근 전 세계 선복량이 늘면서 해상운임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SCFI는 지난 5월 24일 이후 3000선 밑으로 내려갔으나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대비 높은 수준이다. 정통적으로 3~4분기는 해운업계의 최성수기인 만큼 견고한 물동량이 HMM의 호실적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본보는 물류학 박사인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을 만나 HMM 재매각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구 회장은 “HMM은 원래 민간기업이므로 공적자금 투입으로 정상화가 됐다”며 “굳이 산은과 해진공이 계속 관리할 명분과 실익이 없는데 그냥 붙잡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약 석 달 만에 SCFI가 한 풀 껶였으나 해운업계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하락 폭은 제한적이다. 해상운임이 올 하반기에도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HMM은 연간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실적 개선으로 HMM의 기업가치가 상승할수록 HMM 재매각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구 회장은 “지난해 하림그룹의 HMM 인수 실패를 교훈 삼아 재무구조가 건실하면서 투자 여력이 충분하고 글로벌 사업의 경험이 많은 대기업이 인수에 나서야 한다”며 “HMM 기업가치는 현재 10조원 육박하는데 자본도 없는 기업에 인수에 나서는 것은 HMM의 유보금만 노린 처사”라고 일갈했다.
"HMM 재매각, 조속히 진행돼야"
그는 HMM 재매각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글로벌 해운 얼라이언스인 머스크(MSK)와 MSC의 2M이 내년 2월 해체 예정”이라며 “MSK는 HMM과 함께해 온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를 탈퇴하기로 한 독일의 하팍로이드사와 함께 새로운 협력체인 제미나이 협력을 결성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2M에는 MSC만 남는데 MSC는 이미 600만TEU(6미터 길이 컨테이너 1개)라는 세계 최대의 단일 선사인데 얼라이언스가 필요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디 얼라이언스는 한국 HMM과 일본의 ONE, 대만 양밍의 3사가 회원사로 남게 되며 글로벌 선복량은 불과 11%대로 하락하는 위기를 맞게 된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HMM 재매각이 늦으면 늦을수록 손해”라며 “민간 기업이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투자 유치를 해야 하는데 관치 경영으로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있다. HMM이 민간기업으로서 글로벌 물류 기업으로 육성 및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HMM의 새 주인으로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CJ대한통운 등을 지목했다.
구 회장은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 등 소재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그룹 모멘텀을 위해 해운업계 진출이 필요하다”며 “포스코그룹은 탄탄한 자금력과 글로벌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히 HMM을 리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화그룹은 조선과 방산에 이어 해운까지 합치면 거대 기업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며 “CJ대한통운은 아시아 최대 물류센터와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HMM 인수 시 해운, 항공 등 종합물류회사로 거듭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구 회장은 “국제 해운물류 시장의 흐름을 잘 파악하는 민간기업과 이를 뒷받침 할 수는 공공기관이 협력해 HMM 재매각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며 “급변하는 국제 해운물류 시장에 제때 부응하지 못하면 결국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