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지난해 4분기 순이익 57% 급증
삼성전자, 수천억원 적자 전망…점유율 격차 더 확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지난해 4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은 4분기에도 수천억원대의 적자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기술적 난관과 수익성 악화로 인해 TSMC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TSMC의 4분기 매출은 8684억6000만대만달러(약 38조4206억원), 영업이익은 4255억4000만대만달러(약 18조8259억원)를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3%, 영업이익은 17.9% 늘어났다. 순이익은 3746억8000만대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7% 급증했다.
TSMC는 지난해 매출 2조8943억대만달러(약 128조149억원), 영업이익 1조3227억대만달러(약 58조5160억원)를 기록했다. TSMC가 올린 지난해 매출은 반도체 제조 역사상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은 45.7%에 달했다.
TSMC의 이번 호실적은 엔비디아의 AI 칩 수요 증가와 첨단 공정의 높은 가동률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TSMC는 “TSMC의 실적은 빅테크 고객사의 첨단 반도체 주문 독식 덕분”이라며 “영업 실적은 업계 선도 기술인 3nm와 5nm 공정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지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4분기에도 수천억원 적자 예상…낮은 수율 문제 지적
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은 4분기에도 수천억원대의 적자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빅테크 기업들의 주문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낮은 수율이 주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외에도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 부족도 한몫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첨단 공정에서의 낮은 수율이다. 3나노 공정의 수율이 20-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경쟁사인 TSMC의 60-70% 수율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주요 고객사들이 삼성전자 대신 TSMC를 선택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낮은 수율과 품질 문제로 인해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들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퀄컴, 엔비디아, AMD 등 주요 팹리스 기업들이 TSMC로 이동하면서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기준 11.5%로, TSMC(62.3%)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3분기에는 이 격차가 더 확대돼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9.3%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텍사스 테일러 공장의 가동 시점이 지난 2024년 말에서 오는 2026년으로 연기되면서 고객사 확보의 어려움과 기술적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위해 분사 가능성을 일축하고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단기간 내에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역시 시장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향후 반도체 사업 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이 현재 위기를 극복하고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기술력 향상과 수율 개선, 그리고 고객사 신뢰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 대해 기술력 향상과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나노 공정의 성공적인 도입과 AI 관련 수요 대응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 회복과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