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미국 내 공장 건설 계획대로 진행…저프로파일 전략
삼성전자·SK하이닉스, 미국 시장 전략 재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함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긴장감 속에 향후 정책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비해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는 미국 내 공장 건설을 계획대로 진행하면서도 저프로파일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도 미국 시장 전략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정계 및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 등에 대한 관세 인상을 예고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에 대한 25% 관세 부과 가능성은 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의 칩스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법안의 축소나 폐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텔, 마이크론, 글로벌파운드리스 등 미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제재의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정부의 칩스법(CHIPS Act)을 어떻게 다룰지도 주목된다. TSMC 등 주요 기업들은 현재 미국 내 투자에 대한 지원금 지급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과거 이 법안을 비판한 바 있어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반도체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긴장감 속에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향후 미중 갈등 심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업계 지형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의 신중한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TSMC는 바이든 행정부의 칩스법에 따라 애리조나 공장 건설을 위해 66억달러(9조4663억원)의 지원금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이 법안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TSMC 측은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도 지원금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면서 TSMC를 포함한 대만 기업들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TSMC는 현재 애리조나에 3개의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며, 총 투자 규모는 650억달러에 달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이러한 대규모 투자 계획이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SMC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해 유연한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과 미국 등지에 생산기지를 다변화하고 있어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트럼프 정부 변화 예의주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트럼프 정부의 반도체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약 6조9000억원과 6600억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지원법 비판으로 인해 지원 규모가 축소되거나 지급 기준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사업에 대한 압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내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낸드플래시의 40%를, SK하이닉스는 D램 40%, 낸드 20%를 생산하고 있어 규제 강화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모든 수입품에 10~20%,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 양 기업의 중국 생산 제품의 미국 수출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생산 시설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고환율 속에서 미국 현지에 건설 중인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한 부담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텍사스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 공장 완공이 각각 오는 2026년과 2028년으로 예정돼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로비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퍼블릭어페어스(GPA)팀을 실 단위로 승격시켰고, SK하이닉스는 ‘SK아메리카스’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와의 관계 관리, 투자 전략 재검토, 그리고 중국 사업 방향 조정 등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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