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주요 철근공장 감산 실시 및 예정
동국제강, 가동률 평년 50% 수준으로 낮춰
포스코, 생산 효율화·친환경 기술 도입 초점
국내 철강업계가 장기적인 업황 침체로 인해 감산에 돌입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인천 2철근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포항 철근공장도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 조업을 중단할 예정이다. 인천 소형공장은 이미 지난 9일부터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동국제강 역시 철근 생산량을 축소해 가동률을 평년의 5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포스코는 올해 대규모 감산보다는 생산 효율화와 친환경 기술 도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철근 수요 급감에 대응해 대규모 감산에 나섰다. 이는 철강 시장의 공급 과잉을 완화하고 가격 안정화에 기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로 현대제철은 1월 한 달간 약 7만t의 철근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산의 주된 원인은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핵심 수요처인 아파트 건설 경기 위축에 따른 철근 수요 급감과 수요 감소로 인한 철근 유통 가격 하락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가동률을 줄이고 생산량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가격 방어를 시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설 연휴 이후에도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감산을 검토하고 있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수주량에 따라 생산을 조절할 것”이라고 “당분간 탄력적인 생산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감산 정책이 단순히 내부적인 조치에 그치지 않고, 전체 철강 시장 및 경쟁사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가격 안정화와 원가 경쟁력 저하라는 양면성을 지닌 이 정책은 앞으로의 시장 상황에 따라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철근 수요 급감에 대응해 철근 생산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오는 24일부터 31일까지 총 8일간 철근공장의 생산 및 출하를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이는 재고 감축을 통한 저가 판매 지양과 가수요 차단을 통해 중장기적 시장 안정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동국제강은 지난해 7월부터 철근 공장을 야간에만 운영하며 가동률을 평년의 65% 수준으로 줄인 바 있다.
동국제강은 이번 감산 조치와 함께 올해부터 매월 철근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다음 달부터는 t당 5만원 인상을 계획하고 있으며, 총원가 이상의 가격이 안정화될 때까지 인상을 지속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감산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생산 방식으로의 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최근 몇 년간 생산 능력을 조절해 왔다. 지난해에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과 1제강공장을 폐쇄하는 등 일부 감산 조치를 취했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t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건설 중이며 올해 말 준공 후 오는 2026년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수소환원제철 상용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철강 시장은 올해에 점진적인 개선이 예상된다”며 “중국의 감산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 과잉 문제가 일부 해소되고, 건설 경기 회복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철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