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폐지, 보편관세에 파리 기후협약 탈퇴까지
현대차그룹, 지난해 미국 의존도 역대 최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 기후협약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자동차 기업들이 추진해오던 친환경차 정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 의존도가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신흥시장 공략으로 난관을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첫날 행정명령과 파리 기후협약 탈퇴에 서명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정부가 실시한 행정명령 80개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트럼프는 IRA(인플레이션감축법) 폐지, 보편관세 부과 등을 외쳐왔다. 더불어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통해 기존에 있었던 미국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을 철회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더욱 큰 불확실성을 마주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70만829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3.4%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다 판매량이다. 더불어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판매한 자동차 4대 중 1대는 미국에서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내 판매를 견인할 정도로 친환경차 수출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대미 의존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의존도가 높은 만큼 미국 시장 환경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수밖에 없다.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은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가 IRA 폐지를 통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할 것이라 선언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 공들이고 있는 현대차그룹에는 날벼락이다. 전기차 공장 설립 등 많은 투자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파리 기후협약 탈퇴라는 카드도 사용하면서 전기차 판매에 더욱 큰 난항을 겪게 됐다. IRA 보조금이 중단되고 수출 차량에 관세가 붙는다면 미국에서 현대차그룹의 가격경쟁력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은 '미국 보편관세 부과 시나리오'를 통해 자동차 산업의 경우 내년 수출이 약 7.7~13.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적 불확실성에…현대차그룹, 신흥시장 확대로 돌파
이같은 불확실성에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신흥시장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방침이다. 인도, 동남아시아, 중동 시장 등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현대차그룹은 인도 증권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로 상장하며 그룹의 분기점을 마련했다. 이는 외국계 완성차 기업으로는 인도 증시 사상 두 번째 기록이며 현대차 해외 자회사로는 첫 상장이었다. 또한 현지 맞춤 모델 '시로스'의 사전 계약이 1만258대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동남아 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에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설립하며 기술 혁신과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토교통청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상반기 신차 등록 대수는 155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
중동 지역에서도 현대차그룹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픽업트럭 모델 '타스만'을 출시하며 현지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다만 신흥시장도 탄탄대로는 아니다. 전기차 판매량 세계 1위인 중국 BYD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BYD는 지난해 태국에 4억9000만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설립했다. BYD는 이를 통해 연간 15만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며 동남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파리 기후협약 탈퇴로 미국 내 친환경차 정책에 큰 변동이 있을 것"이라며 "보편관세, IRA 폐지 등에 따라 판매량에 변동이 있겠지만 신흥시장에서의 파이를 키워서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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