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약 44조억원 부족, 경기 여건 악화로 세수결손 우려
성장둔화·소비심리위축으로 법인세·부가가치세 등 전망 어두워져

경기 회복으로 세수가 작년보다 40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성장 쇼크'가 현실화돼 재작년과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세수 펑크'가 나타날 조짐이다. 

3일 정부 및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세제당국은 앞으로 나올 1월분 세수 실적을 주시하며 올해 국세수입 예산안의 상·하방 요인을 검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8월 예산안을 짜며 올해 국세수입을 382조4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세수재추계치와 비교하면 44조7000억원을 더 걷어야 한다. 

안상열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해 9월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세수 재추계 결과 및 대응 방향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상열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해 9월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세수 재추계 결과 및 대응 방향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올해는 법인세가 작년보다 25조3000억원 많은 88조5000억원이 걷힐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세수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작년보다 10조6000억원, 4조3000억원 증가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경기 여건이 악화하면서 세수결손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2%, 경상 GDP는 4.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올해 예산안을 구성했다. 

그러나 소비 회복이 지연된 데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정부는 지난달 초 성장률 눈높이를 대폭 낮췄다. 

올해 실질 GDP는 1.8%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고 경상 GDP 증가율 전망치는 3.8%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1.6~1.7%로 내릴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성장 둔화로 기업 매출이 줄면서 법인세 세수 감소로 이어진다는 예측이다. 정부의 예산안 편성 이후 발표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세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 심리 위축도 문제다. 민간 소비심리가 나빠지면 소비와 밀접한 부가가치세 세수 전망도 어두워진다. 부동산 경기도 냉랭해진 가운데 부동산 거래가 위축될 경우 양도소득세 수입까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세금을 징수하는 기관인 국세청은 올해 세수 회복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주요국 무역정책 전환, 내수 개선 지연 등 불확실성이 있다고 봤다. 

만약 올해 초 세수 실적이 예상에 못 미칠 경우 세입 예산안을 조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치권에서 추가경졍예산 편성 논의가 급물살을 탄 가운데 추경 편성 때 국세수입예산을 함께 수정하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세수 여건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1월분 실적치를 보고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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