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 인해 관세전쟁이 현실화 되면서 국내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관세전쟁이란 하나의 국가가 관세를 인상하는 것에 맞서 다른 나라에 보복의 의미로 관세를 올리는 일을 일컫는다. 이때 수입상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수입을 제한하는 억제책을 ‘관세장벽’이라고 말하며 자국 제품에 불리하게 행동하는 국가에 보복심리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보복관세’ 라고 한다.

이미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는 시작됐다. 지난 4일 중국에 10%의 추가 보편관세를 부과했으며 캐나다와 맥시코는 25%의 전면 관세 시행을 한 달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유럽연합(EU)에게도 관세 폭탄을 예고하면서 한국역시 관세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우리나라 산업계에서는 대미(對美) 흑자 8위국가로 올라서 있는 상태라 국내산 제품에도 관세 장벽을 높인다면 수출 타격을 피할 수 없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계와 더불어 뷰티까지 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 국가와 어떠한 품목에 적용을 시키는지 귀를 기울이고 있다.

무역컨테이너  / 사진=연합뉴스
무역컨테이너  / 사진=연합뉴스

먼저 식품업계는 수출 타격을 대비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관세가 부과된다면 현지 제조공장을 찾는 등 여러 대책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CJ푸드빌의 경우 올해 하반기 조지아주에 뚜레쥬르 공장 완공되면 해당 부분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뚜레쥬르는 현재 미국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23년에는 진출 이래 최초로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으며 이에 힘입어 미국 공장 설립 투자 내용을 확정하고 조지아 주를 공장 부지로 최종 선정했다.

관련해 홀카운티 게인스빌에 5400만 달러(한화 약 780억 8400만 원) 이상을 투자해 약 9만㎡ 부지 규모로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는 냉동생지, 케이크 등 베이커리 주요 제품을 연간 1억개 이상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완공 후에는 북미지역 뚜레쥬르 가맹점의 주요 생산 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관세 부과 시 대응책은 현재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스플래시 불닭 캠페인. / 사진=삼양식품
스플래시 불닭 캠페인. / 사진=삼양식품

해외에서 불닭볶음면으로 고공행진 하고 있는 삼양식품의 미국법인인 삼양아메리카의 경우 2024년 1~3분기 기준 전년 대비 126% 증가한 약 2800억 원(1억 90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3분기 매출 만으로 2023년 전체 매출(약 1600억원)을 훌쩍 넘어선 셈이다.

미국 SNS에서 까르보불닭볶음면이 화제 선상에 오르면서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현지 주류 마켓 채널 입점이 빠르게 진행됐고 'K-라면 열풍'을 이끌었다. 다만 미국 현지 공장이 없고 100%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라 고관세가 부과된다면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삼양식품 관계자는 "관세에 따라 가격을 인상하거나 인상분을 자체 흡수하는 등 가격 정책을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내 생산기지를 건설하지 않는 한, 개별 기업 차원에서 대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뉴욕 타임스 스퀘어 빼빼로데이 행사장에서 방문객들이 부대행사를 즐기고 있다. / 사진= 롯데웰푸드
뉴욕 타임스 스퀘어 빼빼로데이 행사장에서 방문객들이 부대행사를 즐기고 있다. / 사진= 롯데웰푸드

제과업계도 마찬가지다. 롯데웰푸드는 2023년부터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빼빼로데이를 알리는 대형 옥외광고를 전개하면서 미국시장에 수출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수출 매출액이 약 325억원을 달성하며 출시 이후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앞장섰다.

다만 현재 롯데웰푸드 역시 현지 공장은 올 하반기 롯데 인디아의 하리아나 공장에 약 330억원을 투자해 구축 예정인 빼빼로의 첫 해외 생산기지 뿐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고, 관련한 미국 현지 거래선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기준 미국 수출액이 325억원이며 그 중 140억원을 꼬북칩 성과를 냈다. 꼬북칩은 미국 시장에서 코스트코를 비롯해 올해는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진 유통 채널인 '파이브 빌로우', '미니소'까지 총 2000여 개 점포 입점을 완료한 바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관세 정책 변경에 대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뷰티업계에서는 대표적으로 OEM ODM을 모두 하고 있는 한국콜마가 있다. 한국콜마는 현재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1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2공장도 완공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미국으로 수출하는 국내 뷰티품목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지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지난해 미국은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 순위 2위(19억달러·2조7000억원)까지 올라섰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따라 화장품 고객사들의 향후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미국 1공장과 상반기에 완공 예정인 미국 2공장을 활용하는 등 관세 조치 영향을 최소화 시키는 방향에서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관세전쟁으로 인해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구체적인 입장발표가 없는 상태다. 이에 정부에서는 뚜렷한 해결책을 내세우기보다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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