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 및 운영 효율화 방점
LCC들도 리스비·고정비 등 늘어 적자
소비 심리 위축, 경영 불확실성 확대
지난해 해외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공급을 늘린 항공사들이 '역대급' 매출을 거뒀지만, 오히려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 수요 회복으로 여객 수송 등 실적은 증가했지만 고환율 및 유가상승 지속으로 구조적 비용 부담을 안게 된 탓이다. 올해도 고환율이 지속되는 가운데 안전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수익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공항을 이용한 전체 항공 여객수는 1억2005만8371명으로 2023년 1억51만8691명보다 19.5% 늘었다. 이는 2019년 1억2336만6608명에 근접한 97.3% 수준이다.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나며 항공사들도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전년 대비 10.6% 증가한 매출액 16조116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1조94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2.5% 증가했다.
대한항공 제외한 항공사들 영업이익 감소
대한항공과 달리 다른 항공사들은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매출액은 7조592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늘어나며 2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4.5% 감소한 622억원이었다. 운항비용 증가와 정비 투자 확대,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과정에서 회계기준 일치를 위한 일회성 비용 등이 원인이다.
LCC(저비용항공사)들도 일본과 동남아 등의 노선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고환율의 영향으로 고정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3% 증가한 1조9358억원으로 창립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799억원으로 전년 대비 52.9% 감소했다.
LCC 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고환율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환율은 1470원으로, 2023년 12월 말 1289원 대비 181원 상승했다. 항공기 리스비와 연료비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업종 특성상 환율이 오르면 고정비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LCC는 국내 매출 비중이 높아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았다.
'리스' 항공기...환율에 부담감 높아져
게다가 LCC들은 대형 항공사보다 리스 항공기 비중이 높아 환율 변동에 더욱 취약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리스 비용은 대부분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할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 전체 42대 중 36대 ▲진에어 31대 중 22대 ▲티웨이항공 38대 중 32대 ▲에어부산 21대 ▲에어서울 6대 ▲이스타항공 15대를 임차해 운영하고 있다.
이에 일부 항공사들은 리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항공기를 구매하거나 임구 방식으로 도입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2대를 구매하고 4대를 임구로 보유하고 있으며 진에어는 4대를 구매하고 5대를 임구로 운영 중이다. 티웨이항공도 5대를 구매하고 1대를 임구로 운영하고 있다.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리스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체 구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대한항공은 총 170대 항공기 중 74대는 임구, 19대는 임차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총 81대 항공기 중 48대를 임차, 15대를 임구로 운영하고 있다.
임차(운용리스)는 항공사가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항공기를 사용한 뒤 계약이 종료되면 반납하는 방식이다. 반면 임구(금융리스)는 계약기간 동안 비용을 지불하고 계약 종료시 항공기 소유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특히 임차 항공기는 계약 종료시 반납해야돼 장기적 운영 안정성 측면에서 불리하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고환율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소비 심리마저 위축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잇따른 항공 사고로 안전 관리가 강화된 점도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환율, 금리, 유가"라며 "항공유도 달러로 구매하고 해외 차입금도 달러로 조달하는 만큼 환율 변동에 따라 비용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환율 상승이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비용 증가가 아닌 구조적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항공사들이 리스가 아닌 직접 구매 방식으로 항공기를 도입하려는 가장 큰 이유도 결국 환율 부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