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여파, 원·달러 환율 1500원대 가능성
유가 하락해도 경기침체 장기화면 수송량 줄어
국제유가가 60달러 선으로 떨어지면서 유류비 부담은 줄었지만 관세 전쟁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항공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초 발표된 상호관세가 90일 유예되면서 환율 급등은 소강상태지만, 관세 전쟁 격화 가능성에 1500원을 넘는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관세 여파로 경기가 침체되면 수송량 및 운임이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도 제기된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60달러(2.47%) 떨어진 배럴당 63.0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70달러(2.50%) 하락한 배럴당 66.26달러에 가격이 형성됐다.
유류비의 경우 항공사 전체 영업비용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때문에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해 영업비용 17조8707억원 중 28%에 해당하는 4조9808억원을 유류비로 사용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연간 매출액 8조3185억원 중 약 30%인 2조5567억원을 유류비로 썼다.
이에 따라 고객이 부담하는 유류 할증료도 낮아졌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유류 할증료를 낮추기로 했다. 인천~광저우·홍콩 등의 노선은 3월 3만3000원에서 2만5500원으로, 인천~뉴욕·시카고 등의 장거리 노선은 13만2000원에서 9만9000원으로 내렸다.
유류비는 줄었지만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통상적으로 항공사는 항공기 리스비, 정비비 등 주요 고정 비용을 모두 달러로 결제한다. 외화 부채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환율이 오르면 이자 및 원금이 불어나 손실을 보게 된다.
대한항공 기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외화 평가손이 약 350억원 발생한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액 3조9000억원으로 역대 1분기 중 최대 실적을 냈지만 영업이익은 3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줄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환율 상승에 따라 영업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환율 변동성 확대는 항공업계의 사업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른 경기 침체로 항공 여객과 화물 수요가 줄어들어 영업이익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이 다음달 2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소액면세 제도를 폐지하면 수송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외환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1500원대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며 "관세 불확실성은 여전해서 환율 상승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다방면에서의 수익성 방어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