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사택지원제도 전수조사 중"

CI=빗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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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내부통제 절차 없이 전·현직 임원들에게 총 116억원의 사택·자금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김대식 전 빗썸 대표는 본인이 소유한 주택을 회사가 빌려준 것으로 위장해 임차보증금 11억원을 받아 아파트 분양 잔금을 치렀고, 이 주택을 제3자에게 임대해 보증금 28억원을 챙겼다고 한다. 

금융감독원은 25일 '이해관계자 등과의 부당거래에 대한 최근 금감원 검사사례'에서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은 빗썸이 "사택지원제도를 운영하면서 지원한도, 기간, 보증금 회수 등에 관한 내규 및 내부통제 없이 전·현직 임원에게 고가의 사택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사택지원제도는 회사가 직원에게 집을 빌려주고 보증금을 내주는 제도다.

2023년 12월 김대식 빗썸 전 대표이사는 본인이 분양받은 주택을 회사가 임차하는 것처럼 위장해 회사로부터 보증금 11억원을 받았다. 김 전 대표는 주택 잔금 납부에 이 돈을 사용했고, 이후 이 주택을 제3자에게 임대해 보증금 28억원을 수취했다. 금감원은 "금감원 검사 후 빗썸이 보증금 11억원을 회수하고 관련자를 징계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일 빗썸 역삼동 본사를 압수수색해 김 전 대표에게 부당하게 제공된 주택 매입 자금에 대해 수사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빗썸의 대표를 지냈고 현재 빗썸의 고문이다. 금감원은 김 전 대표에 대해 "현재 등기임원은 아니지만 '사장' 직함을 가지고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며 모회사 지분을 통해 빗썸을 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빗썸 전·현직 임원들의 사택 계약 관련 흐름. 자료=금융감독원
빗썸 전·현직 임원들의 사택 계약 관련 흐름. 자료=금융감독원

임원이 자신에게 사택을 제공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6월 빗썸의 현직 임원 K씨는 본인이 사용할 30억원(임차보증금 기준)의 주택을 회사로부터 빌렸는데, 이를 결정한 사람이 K씨 본인이었다. 금감원은 본인의 이익을 위한 결정(이해상충)을 막을 통제 절차가 빗썸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같은 사례들을 포함해 전·현직 임원 4명에게 임차보증금 총 116억원의 사택·자금이 제공됐다. 

빗썸은 입장문에서 "당사는 임직원 복지 증진 및 핵심 인력 유지 등을 위해 사택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금감원 지적에 따라 사택지원제도 전반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며 자체 관리 감독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택지원제도 뿐만 아니라 내부통제 강화 관점에서 여러 사내 제도를 다시 점검하고, 이해상충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선 면밀히 살피겠다"며 "임직원의 일탈 방지를 위해 기존에 운영해오던 신고 포상제도를 업무 전반으로 확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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