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있었던 ▲기업은행 882억원 부당대출 ▲농협 1083억원 부당대출 ▲키움증권 이벤트 논란에 대표 실언 ▲빗썸, 전·현직 임원에게 116억원어치 부당제공 ▲법원, 두나무 '영업정지' 집행정지 신청 인용 ▲전북은행 예대금리차 8.45%p, 역대 최대 ▲교보생명, EY한영과의 풋옵션 가격평가 계약 해지 등 한 주간 금융업계 이슈를 종합해 정리했다. <편집자주>

◆기업은행 882억원 부당대출···전현직 부부 직원이 주도
IBK기업은행에서 총 882억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한 기업은행 퇴직직원이 현직 직원과 공모해 대규모 부당대출을 일으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게다가 기업은행이 금융사고를 금융당국에 알리지 않고, 조직적으로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 했다는 정황도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25일 '이해관계자 등과의 부당거래에 대한 최근 금감원 검사사례'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기업은행은 업무상 배임 등에 따른 239억50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금융사고는 은행 자체감사를 통해 발견됐고, 이를 보고받은 금감원이 현장 검사를 실시한 결과, 금융사고 금액이 882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기업은행의 한 퇴직직원이 주축이 된 부당대출 규모가 가장 컸다. 기업은행에서 14년 간 근무했던 G씨는 기업은행 직원인 배우자(대출 심사역), 입행동기(심사센터장, 지점장), 사모임 등을 통해 친해진 임직원 28명과 공모,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약 7년 동안 785억원(51건)의 부당대출을 받았다.
금감원은 기업은행이 비위행위 제보를 받아 자체조사를 통해 금융사고를 알게 됐지만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별도 문건을 마련해 사고를 은폐·축소하려고 했다고도 밝혔다. 금감원 검사기간 중인 지난 1월 은행 부서장 지시 등으로 직원들이 271개의 파일 및 사내 메신저 기록을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검사를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농협조합 1083억원 부당대출···10년 이상 경력 법무사 연루
농협조합에서 1083억원 규모의 대형 부당대출이 발생했다. 농협조합과 관련된 한 법무사 사무장이 인맥을 이용해 서류를 조작하고 부정하게 대출을 중개했다는 사실이 25일 금융감독원의 검사로 드러났다.
부당대출을 저지른 사람은 10년 넘게 농협조합의 등기업무를 담당한 법무사 사무장 M씨였다. M씨는 조합 임직원과의 인맥을 활용해 대출 중개, 등기, 서류 제출 등에 관여하면서 2020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5년 동안 392건의 부당대출을 실행했다.
M씨는 준공 전에 분양되는 30세대 미만의 부동산은 실거래가 대신 매매계약서만 신고하면 된다는 점을 악용했다. 그는 매매계약서의 계약일을 준공 후 시점에서 준공 전 시점으로 바꾸고 실거래가보다 부풀린 금액으로 허위 계약서를 작성했다. 게다가 실거래가 확인에 필요한 지자체 검인도 위조했다.
M씨는 조작한 서류를 이용해 대출을 신청했고, 농협조합은 계약서 원본, 계약금 영수증, 실거래가 확인 등 심사 절차를 소홀히 한 채 대출을 승인했다. 계약서 간 날짜가 서로 다르거나, 등기부에 이미 다른 채권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는 등 이상 징후가 있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넘어간 것이다.

◆키움증권 잇단 논란···현금성 이벤트 의혹, 엄주성 대표 실언
키움증권이 잇단 논란에 휩싸였다. 현금 제공 이벤트로 해외주식 거래량이 늘어나도록 유도해 점유율을 끌어올렸다는 의혹에 더해, 엄주성 대표는 공식석상에서 경쟁사인 토스증권에 대한 저격성 발언을 내뱉은 것으로 확인됐다.
키움증권은 지난 1월부터 '히어로멤버십'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주식 월간 누적 거래금액에 따라 현금성 리워드(보상)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실상 의미 없는 거래를 통해 증권사의 주식 거래량·거래대금이 부풀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고객들이 단순히 보상을 받기 위해 주식을 반복적으로 매도·매수하며 거래금액 기준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단기 미국 국채 ETF나 초단기 회사채 ETF처럼 가격 변동성이 낮은 상품이 활용될 수 있다.
지난 1월 이벤트를 시작한 후 키움증권의 해외주식 점유율은 실제로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36.3%에서 1월 39.8%, 2월 41.3%로 증가했다. 키움증권은 "해외주식 거래량 증가는 타사주식 입고이벤트, 약정이벤트 등 다양한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엄 대표는 지난 26일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토스증권 커뮤니티는 리딩방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날 주총에서 '토스증권은 커뮤니티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키움증권은 어떻게 할 계획인지' 묻는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일각에선 증권사 대표가 주주총회 같은 공식석상에서 경쟁사 서비스를 '리딩방'에 빗댄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리딩방은 주식·가상자산 등의 매매 시점을 추천하며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로, 대부분 미등록 투자자문 행위 또는 주가 조작 목적의 불법 활동과 연관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빗썸, 전·현직 임원에게 116억원어치 부당제공···김대식 전 대표 39억 '꿀꺽'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내부통제 절차 없이 전·현직 임원들에게 총 116억원의 사택·자금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김대식 전 빗썸 대표는 본인이 소유한 주택을 회사가 빌려준 것으로 위장해 임차보증금 11억원을 받아 아파트 분양 잔금을 치렀고, 이 주택을 제3자에게 임대해 보증금 28억원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은 25일 '이해관계자 등과의 부당거래에 대한 최근 금감원 검사사례'에서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은 빗썸이 "사택지원제도를 운영하면서 지원한도, 기간, 보증금 회수 등에 관한 내규 및 내부통제 없이 전·현직 임원에게 고가의 사택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사택지원제도는 회사가 직원에게 집을 빌려주고 보증금을 내주는 제도다.
2023년 12월 김대식 빗썸 전 대표이사는 본인이 분양받은 주택을 회사가 임차하는 것처럼 위장해 회사로부터 보증금 11억원을 받았다. 김 전 대표는 주택 잔금 납부에 이 돈을 사용했고, 이후 이 주택을 제3자에게 임대해 보증금 28억원을 수취했다.
금감원은 "금감원 검사 후 빗썸이 보증금 11억원을 회수하고 관련자를 징계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일 빗썸 역삼동 본사를 압수수색해 김 전 대표에게 부당하게 제공된 주택 매입 자금에 대해 수사한 바 있다.

◆법원, 두나무 '영업정지' 집행정지 신청 인용···이석우 대표 중징계는 유지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에 부과한 영업 일부정지 처분의 효력이 중단됐다. 이로써 두나무는 당분간 영업정지 조치를 적용받지 않게 됐으며 관련 행정소송이 끝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두나무가 FIU를 상대로 낸 영업 일부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26일 받아들였다.
지난 2월 말 FIU는 두나무의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사항을 적발해 3월7일부터 6월6일까지 신규가입 고객의 가상자산 이전을 제한하는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조치를 통보했다. 검사 결과 두나무는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들과 거래하고, 고객 확인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나무는 금융당국 제재에 불복해 지난달 27일 법원에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 소송(행정소송)을 내고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영업 일부정지 제재의 효력은 행정 소송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된다.
두나무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행정 소송에 많게는 수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만약 본안 소송에서 승소한다면 제재 자체의 효력이 사라지고, 만약 패소하더라도 판결이 나온 후 30일이 지난 후 제재가 실제로 적용된다.
한편, FIU는 3개월 일부 영업정지 조치와 함께 이석우 두나무 대표에 대한 '문책경고' 조치와 준법감시인에 대한 '면직' 조치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이 조치는 이번 집행정지와는 별개의 사안이기 때문에 효력이 유지된다.

◆전북은행 예대금리차 8.45%p···역대 최대치
지난달 전북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가 8.45%p를 기록하며 은행연합회 공시에 참여한 19개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이는 23개월 연속으로 가장 높은 가계예대금리차를 기록한 것이며, 2022년 7월 은행연합회가 관련 공시를 시작한 이래 모든 은행을 통틀어 최대치다.
28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북은행의 지난 2월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제외)는 8.45%p였다. 이는 전달(5.33%p)에 비해 3.12%p 높아진 수치다.
전북은행은 은행연합회 공시를 통해 "당행의 대출금리가 높아 보이는 이유는 중저신용자 대상대출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며 "당행 가계대출 취급액 중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취급비중은 42.2%(평균금리 12.43%)다"라고 밝혔다.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은 지난 1월(23.4%)에 비해 18.8%p 늘었다.
또한 금리가 비교적 낮은 집단대출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 지난 1월 집단대출 취급비중은 47.8%(평균금리 4.55%)였지만 2월엔 5.8%(평균금리 4.44%)로 42%p나 줄어들었다. 집단대출은 주택 구입 시에 은행이 분양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상품이다.

◆교보생명, EY한영과의 풋옵션 가격평가 계약 해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EY한영에게 의뢰했던 풋옵션 행사가격 평가계약을 해지했다. EY한영 측이 교보생명 지정감사인(금융당국이 지정하는 외부 감사인)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EY한영이 교보생명의 풋옵션 가격 평가와 지정감사인 업무를 동시에 맡게 되면 '이해 충돌'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나온 결정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EY한영과의 풋옵션 행사가격 평가기관 계약을 종료하고 새 평가기관과 계약을 맺어야 한다. 이로써 교보생명의 남아 있는 '풋옵션 분쟁'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교보생명의 '풋옵션 분쟁'은 2007년 어펄마캐피탈, 2012년 어피니티컨소시엄 등 FI와 맺은 계약에, 상장에 실패하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불거졌다. 교보생명은 2015년, 2018년, 2021년 세 차례 상장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에 교보생명 FI들이 풋옵션 행사에 나섰고, 신 회장과 주식 매매 가격으로 갈등을 빚었던 것이다.
다만 주요 FI였던 어피니티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은 3월 초 투자금을 회수하며 분쟁을 마무리했다. 또다른 FI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EQT파트너스는 지분(각각 5.23%)을 아직 매각하지 않은 상태로 분쟁을 이어 가고 있다.
EY한영이 교보생명의 풋옵션 가격평가 기관이 된 것은 지난 1월 말이다. 교보생명과 재무적 투자자(FI) 간의 '풋옵션 분쟁'이 국제상업회의소(ICC)의 국중재로 넘어가자, 지난해 12월 ICC는 외부기관을 통한 풋옵션 행사가격 평가를 명령했다. 이렇게 해서 선정된 외부기관이 EY한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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