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카카오뱅크, 전북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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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금융권 가계 예금·대출금리차 '최저' 카카오뱅크와 '최고' 전북은행이 손잡고 올 하반기 '공동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아직 상품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합리적인 대출한도와 금리가 제공될 것이란 기대와 함께, 카카오뱅크의 금리가 전북은행의 영향을 받아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두 은행의 '공동대출'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공동대출'은 고객이 카카오뱅크 앱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두 은행이 각각 신용평가와 심사를 거쳐 공동으로 대출한도와 금리를 제시하는 서비스다. 실행도 앱에서 한 번에 이뤄진다. 대출금은 일정 비율로 분담한다.

백종일 전북은행장은 "빅테크와 지방은행이 상생하는 모델로,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상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각자의 신용평가모형과 대출 노하우를 활용해 고객에게 유리한 한도와 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내 19개 은행의 2월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 / 자료=은행연합회. 그림=김준하 기자 
국내 19개 은행의 2월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 자료=은행연합회. 그림=김준하 기자 

두 은행의 합작은 지난 2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가계예대금리차가 '최저'를, 전북은행이 '최고'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카카오뱅크의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0.97%p로 은행연합회 공시에 참여한 19개 은행들 중 가장 낮았다. 반면, 전북은행의 예대금리차는 8.45%p로 2022년 7월 은행연합회가 관련 공시를 시작한 이후 모든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예대금리차가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까닭은 전북은행의 가계대출금리가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전북은행은 신용점수 1000~951점 고객에게 6.37%의 금리를 적용하는데, 이는 카카오뱅크가 600점 이하 고객에게 적용하는 5.07%보다 높은 수준이다. 평균금리는 각각 11.38%, 4.15%로 큰 격차를 보인다.

2월 전북은행·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금리와 예대금리차. / 자료=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표=김준하 기자
2월 전북은행·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금리와 예대금리차. 자료=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표=김준하 기자

전북은행은 공시에서 "당행의 대출금리가 높아 보이는 이유는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며 "가계대출의 42.2%가 중저신용자 대상"이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전북은행 고객의 평균신용점수는 777점으로, 카카오뱅크(944점)보다 확연히 낮았다. 전북은행의 대출 중 8% 이상 금리 비중은 76.2%에 달한다.

다만 공동대출 상품이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직 많지 않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출 분담비율과 수익 구조 등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며 "금리 수준은 상품 출시 시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비교적 고신용자 중심인 카카오뱅크의 조건만으로 금리가 책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부 고객은 기대보다 높은 금리를 마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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