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성 보상 이벤트로 '해외주식 점유율 부풀리기' 의혹
엄주성 대표 주총서 "토스증권 커뮤니티, 리딩방 같다 평가"

키움증권이 잇단 논란에 휩싸였다. 현금 제공 이벤트로 해외주식 거래량이 늘어나도록 유도해 점유율을 끌어올렸다는 의혹을 받는가 하면, 엄주성 대표는 공식석상에서 "토스증권 커뮤니티는 리딩방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발언, 부적절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1월부터 '히어로멤버십'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주식 월간 누적 거래금액에 따라 현금성 리워드(보상)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거래금액 수준에 따라 ▲5억원-1만원 ▲10억원-2만원 ▲50억원-10만원 ▲100억원-20만원 ▲200억원-50만원의 리워드가 제공된다. 연간 최대 600만원까지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실상 의미 없는 거래를 통해 증권사의 주식 거래량·거래대금이 부풀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고객들이 단순히 보상을 받기 위해 주식을 반복적으로 매도·매수하며 거래금액 기준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단기 미국 국채 ETF나 초단기 회사채 ETF처럼 가격 변동성이 낮은 상품이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KB증권에서는 해외주식을 2억원 이상 누적 거래하면 최대 23만원의 해외주식 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이 때문에 투자자들의 해외 ETF 거래량이 폭증했다. 당시 KB증권은 25개 해외 ETF에 대한 온라인 매수를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KB증권 관계자는 "당시 현지 브로커로부터 일부 ETF 종목에서 이상 거래 징후를 발견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이벤트를 시작한 후 키움증권의 해외주식 점유율은 실제로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36.3%에서 1월 39.8%, 2월 41.3%로 증가했다.
키움증권은 "해외주식 거래량 증가는 타사주식 입고이벤트, 약정이벤트 등 다양한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벤트에 투입된 예산이 연간 2000억원 수준이라는 일각의 추정에 대해서는 "실제 2월 이벤트 지급비용은 5억원 내외 수준"이라고 밝혔다. 키움증권의 설명대로 단순 계산하면 연간 이벤트 관련 지급비용은 6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키움증권은 "예산 소진 상황에 따라 사전 고지 없이 (이벤트가) 조기 종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량 부풀리기' 논란이 일자 키움증권은 이벤트 거래금액 산정에서 제외되는 종목 37개를 선정했다. 제외 종목들은 BIL, SGOV 등 초단기 미국채나 MINT, JPST 등 현금 대체형 단기 회사채들이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엄 대표는 지난 26일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토스증권 커뮤니티는 리딩방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날 주총에서 '토스증권은 커뮤니티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키움증권은 어떻게 할 계획인지' 묻는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엄 대표는 "투자자들의 조급함을 부채질하는 게 아니라 진정성을 가져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증권사 대표가 주주총회 같은 공식석상에서 경쟁사 서비스를 '리딩방'에 빗대 깎아 내린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리딩방은 주식·가상자산 등의 매매 시점을 추천하며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로, 대부분 미등록 투자자문 행위 또는 주가 조작 목적의 불법 활동과 연관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대표가 더 건강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설명하다가 잠깐 나온 이야기였다"며 "토스증권을 저격하려던 것은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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