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이복현 "엄격하게 감시할 것"
ETF·ETN은 아직 거래 불가

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된 넥스트레이드 출범식에서 오전 10시 거래가 시작된 10개 종목의 현황이 나오고 있다. 사진=김준하 기자
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된 넥스트레이드 출범식에서 오전 10시 거래가 시작된 10개 종목의 현황이 나오고 있다. 사진=김준하 기자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가 문을 열었다. 한국거래소(KRX)의 69년 독점 시대가 막을 내리고 복수 시장체제가 들어선 것이다. 

넥스트레이드는 4일 서울 여의도 소재의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장식을 개최, 이날 오전 10시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넥스트레이드는 금융투자협회와 7개 증권사가 지분 6.64%, 그 외 19개 증권사가 지분 1.71%를 출자하며 설립됐다. 2023년 7월 예비인가를 획득하고 지난달 5일 본인가를 획득하며 영업 자격을 얻었다.

넥스트레이드에서는 이날부터 16일까지 2주 동안 10개의 종목이 거래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코스피 5개 종목(▲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스트리 ▲LG유플러스 ▲S-Oil), 코스닥 5개 종목(▲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컴투스)이다. 이후 종목을 순차적으로 늘려 3월 17일부터 110개 종목, 3월 24일부터 350개 종목, 3월 31일부터 800개 종목을 거래하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은 아직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되지 않으며 향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출범과 동시에 참여하는 증권사는 28개사다. 모든 시장 거래에 참가하는 증권회사는 ▲교보 ▲대신 ▲미래에셋 ▲삼성 ▲NH ▲LS ▲유안타 ▲KB ▲키움 ▲토스 ▲하나 ▲한국 ▲한화 ▲현대차 등 14개사다.

프리·애프터마켓 등에 우선 참가하고 이후 순차적으로 모든 시장 거래에 참가할 예정인 증권사는 ▲BNK ▲메리츠 ▲부국 ▲신영 ▲신한 ▲IBK ▲iM ▲SK ▲유진 ▲카카오페이 ▲케이프 ▲한양 등이 이 같은 방식으로 참여한다.

넥스트레이드는 정규 거래시간 전·후로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오후 8시)을 운영한다. 국내 하루 주식거래 시간은 기존에 6시간 30분이었지만 12시간으로 늘어난다. 다만, 개장 첫날인 이날엔 프리마켓 없이 운영을 시작한다.

한편, 투자자들은 ATS 거래를 위해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사용하면 된다. 투자자가 주문하면 호가창에 KRX와 NXT가 함께 표시되고 증권사는 ‘최선집행의무’에 따라 투자자에게 더 나은 조건으로 주문을 집행한다.

새로운 유형의 호가도 도입된다. 그동안 국내 증권시장은 시장가 호가와 4가지의 지정가 호가(일반·최우선·최유리·조건부)를 채택했다. 하지만 넥스트레이드가 들어서면서 최우선 매수 호가(매수자의 호가 중 가장 높은 가격)와 최우선 매도 호가(매도자의 호가 중 가장 낮은 가격)의 중간가격으로 가격이 설정되는 '중간가호가'와, 투자자가 미리 지정한 가격에 도달하면 주문이 실행되는 '스톱지정가호가'가 추가된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이사는 이날  "시장의 요청에 맞춰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시장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면서도 "여러 차례의 테스트를 통해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인했고 시장 안정을 위한 제도적 정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넥스트레이드 출범이 거래 인프라의 밸류업으로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융당국은 엄격한 시장 감시를 통해 불공정 거래를 차단하고 복수 시장을 철저히 관리해 투자자를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해외 시장에서 대체거래소는 일반적 형태이며, 우리 기업을 위해서 미룰 수 없는 대세"라면서 "금감원은 불공정거래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자본시장 전산 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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