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월부터 8월까지 비빔면은 최대 성수기를 맞이한다. 어느 순간부터 비빔면이 여름철 별미 중 하나로 꼽히면서 식품업계에서도 봄부터 여름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을 지속해왔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유독 여름철에 국물도 없이 매운 비빔면을 선호하는 것일까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비빔면은 문화적, 기후적, 심리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어느 순간 여름철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됐다.
시장 규모도 지속 성장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비빔면 시장 규모는 약 2400억원으로 2015년 757억 원 에서 매년 17%씩 성장하고 있다. 전체라면 시장이 정체됐을 때 비빔면 부문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고온다습한 기후로 '시원한 음식' 선호
유독 여름에 비빔면 수요가 높아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한국은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로 인해 시원한 음식을 선호하는 문화가 발달되면서 이러한 기후적 특성과 맞물려 비빔면은 여름철에 더욱 인기를 끌게 됐다.
또 비빔면의 매운 양념은 땀을 유도해 이열치열의 개념으로 체온을 낮출 수 있다. 이는 더운 여름에 뜨거운 삼계탕을 먹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철에는 유독 무기력함을 느껴 삼계탕 등 보양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매운 맛 역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기분을 전환시키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여름이 주는 무기력함을 극복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비빔면은 매콤하고 새콤한 양념이 여름철 무기력한 입맛을 돋궈주고 차게 먹는 비빔면 특성으로 인해 유독 여름에 소비자들이 비빔면을 많이 찾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팔도 vs 농심 vs 오뚜기 '3강 구도'
비빔면의 시초는 1984년 팔도 비빔면에서 시작된다. 당시 라면은 뜨거운 국물이 있는 음식이라는 관념을 완전히 와해하고 새콤달콤한 양념과 국물 없이 차게 먹는 라면으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현재까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팔도 비빔면은 출시 후 33년 동안 총 10억개를 판매했다. 추산하면 전 국민 1인 당 최소 20개 이상을 소비한 셈이다.
팔도는 부동의 1위를 지키다가 지난해 4~5월 한 대형마트에서 농심의 배흥동 비빔면에 밀려 농심이 잠깐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현재 비빔면 시장의 구도는 팔도가 1위 그 뒤로 농심과 오뚜기가 뒤따르는 3강 체제다.
닐슨데이터 조사 결과 비빔면 시장 점유율은 2022년 기준 팔도가 53.3%, 농심이 19.1%, 오뚜기가 11.4%였다. 팔도, 농심, 오뚜기는 그 동안 3강 구도로 각축전을 지속해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더운 여름을 맞이할 것으로 보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상청이 조사한 2025 기후전망에 따르면 올 여름은 평년 대비 기온이 높을 확률이 무려 60%에 달한다. 최근 기온이 최대 20도까지 오르는 것으로 봤을 때 올해는 이른 더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비빔면 3강, 여름 성수기 마케팅 '돌입'
여름 성수기 시즌에 맞춰 팔도, 농심, 오뚜기는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광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팔도는 최근 무가당 트렌드에 맞춰 ‘팔도비빔면 제로슈거’를 출시했다. 팔도비빔면 제로는 국내 비빔라면 최초로 설탕을 첨가하지 않고 맛을 낸 제품이다. ‘알룰로스’를 활용해 식약처 무당류 표시기준을 충족한다.
장희상 팔도 마케팅 담당은 “‘팔도비빔면 제로슈거’는 당 함량을 줄이고 건강을 고려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고려한 제품이다”며 “색다른 관점의 신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여 ‘비빔면은 역시 팔도’라는 공식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농심은 올해도 배홍동 제품 라인업을 제고해 점유율 1위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 배홍동 브랜드로 선보이는 세 번째 제품 ‘배홍동칼빔면’을 출시했다. 농심 배홍동은 2021년 출시 첫 해부터 비빔면 시장 2위로 진입한 제품이다. 농심은 2021년 배홍동비빔면을 시작으로 2023년 ‘배홍동쫄쫄면’, 올해 ‘배홍동칼빔면’까지 다양한 면 형태로 즐기는 배홍동 시리즈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칼국수비빔면’ 메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며 관련 맛집, 레시피의 온라인 언급량이 최근 3년간 3배 이상 증가했다”며, “맛깔난 배홍동 소스로 즐길 수 있는 칼국수비빔면 ‘배홍동칼빔면’으로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여 2025년 비빔면 시장 대세 제품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최화정과 함께한 진비빔면 신규 TV CF를 선보였다. 용량도 20% 증량해 '1개는 적고 2개는 많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오뚜기는 진비빔면 외에도 쫄깃탱글한 ‘진쫄면’, 진하고 고소한 ‘콩국수 라면’, 구수한 메밀과 참기름의 풍미가 조화로운 ‘메밀비빔면’, 소바쯔유와 훈연 가쓰오부시로 감칠맛을 극대화한 정통식 ‘냉모밀’ 등 다양한 여름철라면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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