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폴리 꼬또 / 사진=오뚜기
롤리폴리 꼬또 / 사진=오뚜기

논현동 골목 사이, 붉은 벽돌집이 눈에 띄었다. '롤리폴리 꼬또(roly-poly cotto)'는 오뚜기의 브랜드를 '보고 느끼고 맛보는' 오뚜기만의 실험실이다. 하나의 브랜드 복합 공간으로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탈리아어로 '롤리폴리'는 오뚝이를, '꼬또'는 벽돌집을 뜻한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처럼, 정직하게 쌓아올린 '오뚜기 정신'을 공간에 담아냈다. 오뚜기의 철학을 담은 '집'이랄까. 원래 이 공간은 함태호 오뚜기 창업주의 자택이다. 2020년 11월 '쉼과 맛의 즐거움'이라는 기획아래 복합식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2층 ‘큐브(cube)’는 전시와 협업 브랜드 팝업을 여는 공간으로 오뚜기의 가치관, 식품 철학, 지속 가능한 농업, 공정 무역 같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들을 시즌마다 새롭게 선보인다. / 사진=홍선혜 기자 
2층 '큐브(cube)'는 전시와 협업 브랜드 팝업을 여는 공간으로 오뚜기의 가치관, 식품 철학, 지속 가능한 농업, 공정 무역 같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들을 시즌마다 새롭게 선보인다. / 사진=홍선혜 기자 

롤리폴리 꼬또는 세 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르밀(le mille)'은 오뚜기 식재료를 활용한 베이커리와 디저트를 제공하는 카페다. 1층 '케이브(cave)'는 메뉴 실험과 한정 팝업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라면이나 카레류를 하나의 요리로 재구성해 판매한다. 2층 '큐브(cube)'는 전시와 협업 브랜드 팝업 공간이다. 오뚜기의 가치관, 식품 철학, 지속 가능한 농업, 공정 무역 같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를 시즌마다 선보인다.

1층 ‘케이브’에서 4월 한정 블랙데이 이벤트 메뉴 해물폭탄 진짬뽕. / 사진=홍선혜 기자 
1층 '케이브'의 4월 한정 블랙데이 이벤트 메뉴 해물폭탄 진짬뽕. / 사진=홍선혜 기자 

같은 층의 '홀(Hall)'에선 파스타나 뇨끼 등을 판매한다. 파스타면은 오뚜기 제품이다. 세 공간은 각기 다르지만, 하나의 오뚜기 세계관 안에 조화롭게 존재했다.

지난 달 29일 1층 '케이브'에서 점심식사를 하게 됐다. 4월 한정 블랙데이 이벤트가 한창이었다. 한정 수량으로 짜슐랭을 활용한 리얼 트러플 스테이크 짜슐랭과 진짬뽕을 활용한 스페샬 해물폭탄 진짬뽕을 선보였다.

1층 ‘케이브’에서 4월 한정 블랙데이 이벤트 메뉴 리얼 트러플 스테이크 짜슐랭. / 사진=홍선혜 기자 
1층 ‘케이브’에서 4월 한정 블랙데이 이벤트 메뉴 리얼 트러플 스테이크 짜슐랭. / 사진=홍선혜 기자 

운 좋게도 11시 30분 오픈시간에 맞춰 두 가지 메뉴를 맛 볼 수 있었다. 케이브는 예약 불가라 대기자 줄이 길었다. 시즌 한정 제품은 봉지라면의 재료를 그대로 이용해 업그레이드 된 요리로 만들었다. 오뚜기의 공간에서, 오뚜기의 식재료로, 오뚜기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요리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오뚜기 식재료를 활용한 베이커리와 디저트를 제공하는 카페 ‘르밀(le mille)’에서 백세카레 치아바타를 판매하고 있다. / 사진=홍선혜 기자 
오뚜기 식재료를 활용한 베이커리와 디저트를 제공하는 카페 ‘르밀(le mille)’에서 백세카레 치아바타를 판매하고 있다. / 사진=홍선혜 기자 

국물은 매콤했지만, 시제품보다 풍미가 깊었다. 전복, 낙지, 홍합이 통으로 들어가 있어 해산물 맛이 진했다. 면은 진짬뽕 면을 사용했다. 오뚜기가 직접 요리해준 느낌이었다. 재료가 신선하니 라면을 먹는다는 것 보다는 짬뽕을 먹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리얼 트러플 스테이크 짜슐랭은 송로버섯과 큼직하게 썰린 등심 스테이크가 들어있어 고급 중식당에서나 볼 만한 요리였다. 면은 짜슐랭이지만 강한 트러플향으로 직접 뽑은 면을 맛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두 메뉴 가격은 2만 8800원으로 저렴하진 않지만 한번 경험해보는 건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다만 면의 식감이나 맛 때문에 고급 중식당에서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해서 먹겠다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았다.

롤리폴리 꼬또는 오뚜기 제품만 파는 공간이 아니다. 오뚜기의 '생각'을 팔고, 그것을 '경험'하게 한다. 식사를 마치고 카페 르밀을 방문했다. 오뚜기 카레를 이용한 치아바타가 눈에 띄었다. 한 끼 식사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식사용 빵에 주안점을 둔 듯 했다. 대부분의 빵들은 프랑스산 밀, AOP버터 같은 좋은 식재료가 들어간다.

오뚜기는 롤리폴리 꼬또를 통해 제품→경험→공감으로 이어지는 소비 패턴을 만들어내고 있다. 브랜드는 더 이상 광고 문구로만 소비자를 현혹하지 않는다. 공간을 보여주고, 음식을 맛보게 하며,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브랜드를 '살아있는 존재'처럼 느끼게 하는 것, 그것이 롤리폴리 꼬또의 목표다.

저작권자 © 스마트에프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