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컬리, IPO 재도전할까?

네이버와 손잡은 컬리가 기업공개(IPO) 재추진에 나설지 여부가 관심사다.

네이버와 컬리는 지난 18일 다양한 사업분야별 전략적 업무 제휴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제휴에 따라 컬리는 올해 안에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공식 입점해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반(反)쿠팡 연합' 네이버+컬리의 효과는?

양사는 상호보완적 사업 구조를 고려해 이번 제휴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최대 약점으로 지목받아온 신선식품을 강화할 수 있다.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전문으로 다루는 컬리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컬리는 네이버와의 협업을 통해 판로 확대가 수월해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 50조원을 넘기며 쿠팡과 더불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실적을 개선하며 IPO를 준비하는 컬리로서는 신규 고객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휴를 '반쿠팡 연합'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직매입과 자체 배송망을 갖췄다. 반면 네이버는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신선식품 등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신선식품 역량을 갖춘 컬리와의 협업은 약점 보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컬리는 2015년 5월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직매입된 모든 브랜드 화장품을 신선식품처럼 밤 11시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받아볼 수 있다.

유료 멤버십인 '컬리 멤버스' 가입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컬리가 자체 집계한 결과 컬리 멤버스 가입자 수는 지난해 1월 40만명에서, 6월 70만명, 12월 140만명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2월 말 기준 160만명을 넘겼다.

또한, 지난해 샛별배송 권역은 2월 경주를 시작으로 포항, 여수, 순천, 광양, 광주 등 11개 지역이 늘어났다.

컬리는 지난해 처음으로 조정법인세·이자·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했다.컬리의 지난달 '2024년 경영실적 어닝스콜'에 따르면 컬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2조1956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영업손실은 1253억 원 줄어든 183억 원이었다.EBITDA는 137억원 흑자로, 전년보다 1214억원 개선됐다.컬리가 EBITDA 흑자를 낸 것은 2015년 1월 창사 이래 처음이다.

컬리는 2022년 3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고 그해 8월 심사를 통과했으나 세계 경기 침체 등으로 시장 환경이 급속히 얼어붙자 이듬해 1월 상장 추진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앞서 컬리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어 1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매입 규모는 보통주 최대 100만주로 컬리 전체 발행 주식의 2.4% 수준이다.

매입 가격은 최근 장외시장 체결가를 고려해 주당 1만5000원으로 정했다. 전체 매입 금액은 150억 원대다.

컬리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오는 5월 7일까지 주식 양도 신청을 할 수 있다. 양도 신청과 매매계약 체결은 NH투자증권이 위탁 중개한다.

컬리에 따르면 장외 주식 시장에서의 주가 안정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자사주 매입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준비 단계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지만 컬리는 IPO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컬리 측은 IPO와 관련해 "자본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