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 둔화
알리, 테무 이어 징둥닷컴 등 C커머스 공세 거세져
합종연횡·수장교체·M&A 등 시도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성장 정체와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의 역풍에 경쟁사 간 동맹이나 수장 교체 등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연간 20%에 달했다. 그러나 2023년 8.4%, 지난해 5.8%로 떨어지며 성장세가 둔화됐다.
C커머스의 도전도 성장 둔화의 이유다.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와 테무, 쉬인에 이어 최근 징둥닷컴까지 국내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달 24일 징둥닷컴은 한국법인 징둥코리아가 인천과 이천에 물류센터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징둥은 한국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제3자 물류와 풀필먼트 등 물류 대행 서비스를 운영하고 서울과 일부 경기도 지역에서 12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물류 대행 서비스는 판매자에게 물건을 위탁받아 발주, 발송, 배송 전반의 업무를 대신한다.
C커머스 플랫폼이 한국에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자체 물류센터 구축을 계획 중이며, 테무는 경기 김포 물류센터를 임차한 뒤 운영은 롯데글로벌로지스에 맡겼다.
알리와 테무는 쇼핑 플랫폼 서비스를 우선 선보이고나서 물류 인프라를 확장해왔다. 반면 징둥은 물류 인프라 구축을 먼저 택했다. CJ대한통운과도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C커머스들의 한국시장 진출은 미국의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부터 800달러 이하의 수입품 관세를 면제해 주는 '소액면세제도'를 폐지하고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C커머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알리와 테무는 국내 월간 활성 사용자 수 상위권에 올랐다. 알리는 2026년까지 1조6,000억 원 규모의 한국 투자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한 쿠팡을 비롯해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은 생존전략을 모색 중이다.
경쟁업체와의 합종연횡으로 윈윈 효과를 노리는 기업도 다수다.
컬리는 지난달 네이버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공식 입점할 예정이다. 컬리가 판매하는 식품, 생필품 등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도 만날 수 있고, 공동 마케팅도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컬리N마트'를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출원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컬리 서비스의 연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공식 오픈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11번가는 SSG닷컴과 신선식품 동맹을 구축했다. SSG닷컴은 이달 중 11번가의 장보기 전문관 마트플러스에 입점한다. SSG닷컴은 지난 2020년 4월부터 2023년 7월까지 11번가에서 쓱배송·새벽배송 장보기 서비스를 운영하다가 계약 만료로 종료했다. 이후 장보기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11번가와 추가 판매 채널을 모색하는 SSG닷컴의 수요가 부합해 재입점하게 됐다.
11번가는 수장 교체도 단행했다.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박현수 11번가 최고사업책임자를 대표로 선임했다.
박 대표는 2018년 11번가 경영관리실장으로 선임됐다. 재무분야의 경험을 기반으로 11번가의 주력사업인 오픈마켓 부문에서 13개월 연속 영업이익 흑자 달성을 일궈냈다. 올해도 수익성 개선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의 G마켓은 지난달 알리의 모회사 알리바바그룹과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스'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알리의 글로벌 물류·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한 역직구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M&A 움직임도 일고 있다.
지난해 미정산 사태를 일으켰던 티메프의 인수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티몬의 최종 인수 예정자로는 신선식품 전문 플랫폼 오아시스가 선정됐다.티몬 인수는 100% 신주인수 방식이며, 인수대금은 116억 원이다.
이와 별도로 추가 운영자금을 투입해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등도 변제할 계획이다. 오아시스는 자체 물류 역량과 티몬의 플랫폼 트래픽을 결합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도 사업 영역 다각화 차원에서 위메프 인수를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C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공략을 노리지만 아직은 파격적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 같아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C커머스가) 독보적 상품 출시, 대규모 물류 인프라 구축, 멤버십을 통한 충성고객 관리 등은 아직 미흡하다”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자사 플랫폼만의 강점을 잘 살리고 타사와의 협업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너지가 있는 협업인지, 단순 생존을 위한 협업인지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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