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무신사와 협업 색조브랜드 '위찌' 판매
세븐일레븐, 패션 PB '세븐셀렉트 티셔츠' 선봬
출점 늘리기보다 상품 퀄리티 등으로 승부수
유통가가 요동치고 있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시점에서 저마다 생존전략을 모색하며 고군분투 중이다. 이커머스 업계는 신선식품에 새 도전장을 내밀고 대형마트는 새 격전지인 서울 강동구에서 소비자 지갑을 열기 위해 혈투를 펼치고 있다. 과거 간단히 요기거리를 사러가거나 행사 상품이 있으면 기웃거렸던 편의점이 이제는 만물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에프엔에서는 가정의 달을 맞아 유통가의 총성없는 전쟁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편의점이 '만물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의류, 화장품 판매는 물론이고 외국인들을 위한 비자 대행 서비스까지 선보였다. 최근 편의점업계가 역성장하면서 다양한 미래먹거리를 발굴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편의점이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역성장을 기록했다. 전국 5만5000개에 육박하는 점포 수 포화 상태에 소비 심리 위축이 맞물린 결과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내놓은 '3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편의점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편의점이 분기 기준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점포 수 증가세도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4개 주요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점포 수는 5만4852개로 36년 만에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1989년 국내에 첫 편의점이 문을 연 이후 연간 기준으로 편의점 점포가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장세가 꺾인 편의점은 내실 다지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신규 점포 출점보다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다.

GS25는 지난달 10일부터 무신사 메이크업 브랜드 '위찌(WHIZZY)'의 색조 화장품을 테스트 판매 중이다.
위찌는 지난 2월 무신사에서 론칭한 메이크업 브랜드다. 자유로움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젊은 뷰티 고객들을 위해 쉽고 간편한 뷰티를 지향한다.
테스트 판매 상품은 립 카테고리 위주로 구성됐다. '글로우 업 틴트'(소프트 스포큰·피치 킨·벳·클랩백·루비 크러시) 5종과 '슬릭 무브 립앤치크'(프리티 새비지·피치 코어·베얼리 블러시) 3종 등 총 8종이다.
GS25는 주요 20개 점포(DXLAB점·뉴안녕인사동점·지에스강남점 등)에 뷰티 특화 매대를 설치해 위찌 상품을 선보인다. 해당 매대에서는 위찌 상품 외에도 3000원 균일가의 가성비 기초 화장품 등을 선보인다.
지난 2월에도 무신사 스탠다드와 손잡고 전국 3000개 매장에서 윈드브레이커 재킷, 반소매 티셔츠, 라운지 스웨트 팬츠, 양발 등 총 12종의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 상품을 판매 중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는 출시 직후(3월5~11일) 대비 최근 일주일(3월19~25일) 매출 신장률이 123% 뛰었다.
GS25와 무신사 스탠다드는 향후 품목을 다양화하고 운영 점포 또한 전국 단위로 빠르게 확장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도 패션 카테고리에 힘주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담팀을 신설하고 상품 개발에 착수했다. 미래 성장을 주도하는 ‘패션·뷰티’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에서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9월 패션·뷰티 특화점포인 '동대문던던점'과 신규 가맹모델 1호점 '뉴웨이브오리진점'에 스트릿웨어 브랜드 '뭉', 양말 전문 브랜드 '삭스탑'의 티셔츠와 패션 양말 등을 판매하고 있다. 고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패션 카테고리 매출은 15% 성장했다.
최근에는 월드 클래스 팬덤을 지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의 토트넘, 맨시티 구단 패션 아이템들을 브랜드 단독 상품으로 선보였다.
세븐일레븐 전국 점포에 선보이는 이번 아이템은 양말 2종, 쿨토시 2종, 드로즈 2종으로 총 6종이다.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채널 특성을 고려해 실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은 이지웨어류를 중심으로 PB 패션 상품들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가맹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혁신 모델 '뉴웨이브'를 올해 집중 확대한다.
뉴웨이브는 현대인의 소비 감성에 맞춰 상품 구성을 재해석하고, 편안하고 모던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도입한 세븐일레븐의 '차세대 편의점'이다. 패션·뷰티 품목을 대폭 늘리고, 깔끔하고 밝은 분위기 조성에 집중했다.
뉴웨이브 매장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동구 세븐일레븐 본사에 '뉴웨이브 오리진점'으로 1호점을 열었다. 지난달 29일에는 가맹 1호점인 '뉴웨이브 대전둔산점'을 열고 본격적으로 지역 가맹점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세븐일레븐은 매장 안에 패션·뷰티 전용 진열대를 별도로 놓고 단독 상품을 구성했다. 편의점 점포 크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품 공간은 집약적으로 했다. 기초화장품, 소용량 상품이 주류다.
뉴웨이브 매장에는 푸드코트인 '푸드스테이션'이 있다. 카운터를 중심으로 즉석피자, 군고구마, 커피, 치킨, 구슬아이스크림 등 즉석식품을 다양하게 나열하는 구성이다. 편의점의 기본 경쟁력인 간편식을 다양하게 마련하면서도 경영주의 운영 부담을 최소화했다.
'신선 특화존'도 새롭게 만들었다. 청과, 계란 등 신선식품을 소용량부터 대용량까지 두루 갖췄다. 1인 가구부터 다인 가구까지 두루 집 앞 편의점에서 장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와인&리쿼' 코너에서는 상품기획자(MD)의 추천 와인 등 120여 종의 차별화 주류를 구비했다.

CU는 이달부터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들을 위한 비자 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CU의 비자 대행 서비스는 결혼부터 취업·투자·이민·영주 등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필요한 모든 상황에 맞춰 비자 업무를 쉽고 빠르게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해당 서비스는 CU 점포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고 간단한 양식을 작성하면 즉시 전문 행정사와 연결돼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영어는 물론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총 4개 언어로 소통이 가능하다. 업무 시작부터 심사 진행, 처리 완료까지 실시간 진행 현황도 확인할 수 있다.
경쟁사들처럼 뷰티 제품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색조 전용 화장품으로 제품군을 넓혀 립틴트, 립글로스 등을 파우치에 담아 사용 편의성을 높인 소용량 파우치 화장품을 출시했다. 가격은 모두 3000원 이하로 책정돼 가성비를 높였다.
CU가 소규격 화장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미용 목적의 화장품의 구매가 편의점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CU의 연도별 화장품의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2022년 24.0%, 2023년 28.3%, 2024년 16.5%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인다.
CU는 이동형 편의점을 활용해 봄맞이 축제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CU는 지난 2009년 업계 처음으로 5t 화물 트럭을 특수 개조한 길이 7m의 이동형 편의점을 도입했다. 이동현 편의점 그동안 편의시설이 부족한 지역과 대학가 축제 등에서 운영돼왔으며 운영 건수도 2022년 11건에서 2024년 40여 건으로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업계가 처음으로 역성장하고 있다"면서 "신규 점포 출점보다는 고객에게 질 높은 서비스와 제품력으로 다가가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