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리조트, 8695억 들여 아워홈 인수
식음료(F&B)산업 지각변동···푸드테크 시너지 극대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사진=한화갤러리아
김동선 미래비전총괄부사장 /사진=한화

한화그룹이 급식 업계 3위 기업 아워홈을 인수하며 식음료(F&B)산업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15일 아워홈 지분 58.62%(8695억 원 상당)를 인수, 그룹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인수 주체는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호텔이다.

2023년부터 실사를 거쳐 약 7개월간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한화는 '우리집애프앤비'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기업결합 신고를 완료하는 등 치밀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

시장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비유가 회자되기도 했다. 아워홈은 지난해 2조24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한화호텔은 7509억 원에 불과해서다. 한화 내부의 시선은 다르다. 아워홈은 단순한 급식업체가 아니라, 급식·식자재 유통·외식 브랜드 등 다양한 식음료 포트폴리오를 갖춘 종합 F&B 기업이란 판단이다.

한화는 1990년대부터 30년 가까이 급식 사업을 영위한 경험이 있고, 현재도 한화푸드테크를 통해 외식 및 연회 서비스 등 식음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한화의 식음 사업을 ‘재정의’하고 ‘재확장’하는 결정적 전환점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아워홈 인수를 통해 한화는 식자재 유통망, 조리 시스템, B2B 급식 계약망 등 기존에 자체적으로 보완이 어려웠던 고리들을 단숨에 확보하게 됐다. 그룹 내 방산, 에너지, 화학, 호텔, 리조트 등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사내 급식 수요를 아워홈으로 끌어들이는 자체 소비망도 강화할 수 있다. 한화의 전국적 거점과 아워홈의 운영망을 결합하면 물류 최적화, 단가 절감 등 운영 효율도 극대화될 수 있다.

단순한 규모 확대 이상의 의미도 있다. 한화는 푸드테크 기술, 주방 자동화 및 스마트 키친 솔루션 투자 의지를 밝혀왔다. 아워홈과의 결합은 식음산업의 디지털전환(DX)과 자동화를 본격 추진할 발판이 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식단 제공, 스마트 조리 시스템 등이 중장기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해외 진출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아워홈은 해외 현지 공급망 확보나 글로벌 외식 브랜드 개발 등의 성장 기반이 부족했지만,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한화와 결합하면 동남아, 중동 같은 새로운 시장 개척이 가능해진다. 한화가 집중하고 있는 방산, 에너지 산업과 연계한 복합 프로젝트(방산시설 내 급식 및 연회 서비스, 건설·플랜트 현장 식자재 공급 등)도 유망한 접점으로 부상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단순히 외형 확장이 아닌, 한화가 F&B시장에서 플랫폼 플레이어로 진화하겠다는 선언"이라며 "푸드테크와 ESG, 헬스케어 식단 시장까지 염두에 둔다면 아워홈은 단순 급식업체가 아니라 '스마트 푸드 기업'으로의 전환이 가능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아워홈 인수는 단기적인 재무 효과보다는 장기 전략과 생태계 주도권 확보를 위한 빅딜에 가깝다. 한화가 아워홈을 통해 얼마나 빠르게 통합을 이뤄내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현실화할 수 있을지, 식음료 시장의 판도 변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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