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석열 정부 실정 부각
김문수 "민주당, 국정에 전부 반대"
김문수·이준석, '커피값·친중' 프레임 협공에 이재명 목소리 높이기도

지난 1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 진행된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첫 TV 토론에서 후보들은 진지한 정책 경쟁보다는 상대 후보 공약 약점잡기 등 깍아내리기만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공세가 집중됐지만 결정타는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전날 진행된 경제 분야 대선 후보자 1차 TV 토론회에서 4명의 후보자는 '저성장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 '트럼프 시대의 통상 전략', '국가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토론했다.

토론회 내내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세를 받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고 '대미 퍼주기 협상'에 우려를 표하는 등 책임론을 부각하는 전략을 폈다.

대선 후보들은 경제 침체 상황을 두고 비상계엄 사태 등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 민주당의 '입법·탄핵 폭주' 탓으로 돌렸다.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 후보를 상대로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데 대해 윤석열 정권의 주무 장관으로서 책임감이나 죄송함을 느끼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문수 후보는 "매우 죄송하다"면서도 "이재명 후보의 책임도 매우 크다. 이 후보는 우리(국민의힘)가 뭐 하려고 하면 전부 반대를 한다"고 반격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으며 "미국 입장에서는 끔찍할 정도의 메시지를 (이 후보가) 계속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준석 후보도 "이재명 후보가 중국·대만에 관여 말고 '셰셰'하자는 것은 너무 친중국적이다", "미국이 '한국과 북한이 싸우면 어떠냐'는 식으로 나오면 곤란한 게 아니냐" 등이라고 따져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이같은 '친중 공세'에 "너무 단편적 생각이다. 국익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하고 대만과 중국의 분쟁에 우리가 너무 깊이 관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며 "저를 친중으로 몰아보려고 애쓰는데 매우 부적절하다.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판단해야 하고, 그 판단 기준은 대한민국 국익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AI(인공지능) 정책과 '코스피 5000' 청사진, '호텔경제학' 등 다양한 주제에서 이재명 후보를 맹공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비상계엄 책임론을 두고 김문수 후보를 맹공하면서도, 이재명 후보와 차별화된 진보적 가치를 설파하는 데 공을 들였다. 민주당 내에서 주저하는 각종 노동 정책들을 거론하며 이재명 후보를 몰아붙이는 모습도 보였다.

노란봉투법, 반도체특별법의 주52시간 예외 조항, 주 4.5일 등을 두고도 언쟁이 오갔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그동안 정부가 노란봉투법에 두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또 밀어붙일 것인가"라며 "이 법은 헌법에도, 민법에도 안 맞다. 밀어붙이면 우리나라에서 기업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대법원 판례와 국제노동기구가 다 인정하는 법으로, 당연히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문수 후보는 또 "이재명 후보는 원래 반도체특별법에 '왜 52시간 예외를 못 해주겠나'라고 하지 않았는가"며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반도체 산업을 지원한다는 것은 모순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 본인이 노동부 장관으로서 직접 유연 근로제 단위를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면 된다고 말하지 않았나.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라고 응수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주 4.5일제 공약을 지적하며 "이재명 후보는 '어떻게'가 빠져 있고 그냥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고만 말한다. "원래 사람들이 어려울 때 옆에 사이비 종교가 다가오는 것처럼 가장 위험한 형태의 사람"이라고 날을 세웠다.

사회분야를 주제로 한 2차 토론회는 오는 23일 오후 8시에, 정치 분야 3차 토론회는 오는 27일 오후 8시에 각각 진행된다. 비초청 대상 후보자 토론회는 오는 19일 오후 10시에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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