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자산 15% 증가, 순이익 30.8% 급증···직원수는 제자리
인수합병으로 성장한 한진·한화···GS·CJ 자산·수익 모두 감소

30대·4대 그룹 재무 지표 추이 / 이미지=리더스인덱스
30대·4대 그룹 재무 지표 추이 / 이미지=리더스인덱스

윤석열 정부 3년간 상위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의 자산총액이 15%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이 30.8% 급증한 반면, 직원수는 정체돼 수익 확대와 고용 사이의 괴리가 두드러졌다.

20일 리더스인덱스가 자산 기준 상위 30대 그룹과 4대 그룹의 자산총액·매출·당기순이익 3년 추이를 비교 분석한 결과, 4대 그룹의 자산총액은 2022년 1255조7050억 원, 2023년 1360조454억 원, 2024년 1444조7580억 원으로 2년새 15% 증가했다. 2019년 1000조 원을 처음 돌파한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30대 그룹 전체 자산총액도 2373조7230억 원에서 2721조9540억 원으로 14.7% 증가했지만, 2023년(3074조3200억 원)과 비교하면 11.5% 감소했다. 그 결과 2024년 기준 30대 그룹 내 4대 그룹의 자산 비중이 52.9%에서 53.1%로 소폭 상승하며 자본 집중도가 더 높아졌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스마트에프엔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스마트에프엔

수익성도 4대 그룹 중심의 성장세가 뚜렷했다. 4대 그룹 매출은 2년간 0.53% 증가(1032조3860억 원→1037조8870억 원)에 그쳤는데, 당기순이익은 30.8% 급증(63조4350억 원→82조9500억 원)했다. 같은 기간 30대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이 불과 0.8%(104조9890억 원→105조8270억 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4대 그룹의 수익성 확대가 단연 돋보인다.

그러나 수익 증가가 고용 확대로 이어지진 않았다. 4대 그룹의 직원수는 74만5691명에서 74만6486명으로 2년 동안 거의 변동이 없었다. 30대 그룹 전체 직원수가 140만724명에서 152만4662명으로 8.8% 증가한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4대 그룹이 많이 벌고도 고용에는 인색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30대 그룹 중 자산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진이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자산과 매출이 각각 53.8%, 73.8%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46.2% 줄며 수익성은 악화됐다. 한화그룹도 대우조선해양 인수 영향으로 자산이 51.4% 증가하고 매출도 12.3%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7.0% 감소했다.

이와 함께 HMM(29.7%), 에쓰오일(24.2%), 영풍(23.7%) 등도 자산 증가율은 높았지만 매출과 당기순이익 모두 두 자릿수 비율로 줄며 외형 확대가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반면 GS와 CJ는 자산과 수익이 모두 감소했다. GS는 자산이 3.1%, 매출 13.0%, 당기순이익이 59.8% 줄었고, CJ는 자산이 3.3% 감소한 가운데,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되며 감소율이 157.4%에 달했다.

자산총액 1위는 여전히 삼성이었다. 삼성은 자산이 21.1% 늘고 당기순이익도 11.5% 증가하며 전체 그룹 내 당기순이익 비중을 35.5%에서 39.3%로 끌어올렸다. 매출은 4.6% 줄었지만, 자산총액과 수익 모두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4대 그룹의 자산과 수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용이 정체된 현상에 대해 "디지털 전환과 자동화 가속화로 인한 구조적 변화"라는 분석과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이 보수적 경영 전략을 선택한 결과"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향후 이들 대기업의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이 경제 활력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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