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맛이 무섭다.
최근 식품업계에서 뉴트로(New+Retro·신복고)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맛과 추억을 제공함으로써 경기 불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뉴트로 마케팅은 단순한 ‘추억팔이’를 넘어 브랜드 자산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경험으로 연결시키는 전략적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실적 부진을 겪었던 제품의 재조명과, 브랜드 충성도 회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소비자들의 꾸준한 재출시 요청에 응답해 30여년 만에 ‘치토스 돌아온 체스터쿵’ 새콤달콤 딸기맛을 선보였다. 체스터쿵은 1990년대 중반 출시돼 치토스의 마스코트인 ‘체스터’의 발바닥을 형상화한 독특한 모양의 스낵으로 단종 이후에도 지속적인 재출시 요청이 이어졌다.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롯데웰푸드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를 통한 요청만 200건이 넘는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최근 뉴트로 열풍과 함께 과거의 인기 제품을 현재 감성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추억과 새로움을 동시에 담은 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소비자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출시 일정을 앞당겨 ‘비틀즈’의 업그레이드 버전 ‘All New 비틀즈’를 선보인다. 1990년에 출시한 비틀즈는 다양한 과일 맛을 골라 먹는 재미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츄잉캔디다.
오리온은 지난해 6월을 끝으로 비틀즈 생산을 종료하고, 맛과 식감을 높이기 위한 연구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공식 홈페이지와 SNS, 고객센터 등으로 비틀즈를 다시 출시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청이 이어졌고, 올해 하반기에 출시 예정이었던 일정을 대폭 앞당겨 2월에 선보이게 됐다.
농심은 1975년 출시된 농심라면은 재출시해 출시 3개월 만에 판매량 1000만 봉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앞서 농심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소비자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제품을 다시 선보인다는 취지로 지난 1월 13일 농심라면을 출시했다.

1975년 출시된 농심라면은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광고 카피로 소비자에게도 특별한 추억이 남아있는 제품이다. 특히, 농심이 1978년 기업 사명(社名)을 바꾸는 계기가 될 만큼 상징성도 크다.
소비자들 역시 이러한 뉴트로 제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어릴 적 먹던 그 맛이 그대로다”, “추억을 되살리는 제품이 반갑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한정판으로 기획된 레트로 제품은 구매욕을 자극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지금 아니면 살 수 없다’는 희소성이 작용해 매장에서의 회전율을 높이고, SNS에서의 ‘인증’ 트렌드와도 맞물리며 바이럴 확산력을 극대화한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기능이나 가격이 아닌 제품에 얽힌 ‘이야기’와 ‘기억’에 반응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들이 과거 브랜드 스토리를 적극 활용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식품업계는 향후에도 뉴트로 마케팅을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과거 인기 제품의 가치 재발견을 통해, 기업들은 단기 실적 회복은 물론 세대 간 소통이라는 브랜드 미션까지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뉴트로 마케팅은 기성세대에게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브랜드에 대한 재 관심을 유도하고, MZ세대에게는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가는 이중 효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