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효과’ 원전·방산 질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원전 확대 및 대중국 제재 정책 여파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원전·방산·조선주는 급등하며 상위권에 진입했고 이차전지와 자동차 종목은 관세 부담과 수요 둔화로 밀려났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순위가 올해 들어 바뀌었다. 지난해 말 기준 상위권에 없었던 종목들이 5개월 만에 두 자릿수 순위 상승을 기록하며 새롭게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 두산에너빌리티·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시총 급등 주도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상승세는 원전 관련주인 두산에너빌리티였다. 지난해 말 시총 35위였던 이 종목은 5월 말 기준 13위로 22계단 상승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11조2420억원에서 25조8428억원으로 14조원 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원전 행보에 따라 투자 수요가 몰린 결과다.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5위에서 6위로 19계단 뛰어올랐다. 글로벌 군비 증강과 실적 개선 기대가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조선 관련 종목인 한화오션과 HD한국조선해양도 각각 32위에서 14위, 22위에서 17위로 상승하며 시총 20위권에 진입했다.
금융주도 순위가 올랐다. KB금융은 8위에서 5위로 3계단, 하나금융지주는 23위에서 19위로 4계단 상승했다. 대선 이후 증시 부양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자동차 및 이차전지 관련주는 미국발 관세 리스크와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악재로 순위가 하락했다. 현대차는 5위에서 7위, 기아는 6위에서 9위, 현대모비스는 12위에서 16위로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도 3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포스코홀딩스는 철강 관세 부담 등의 영향으로 15위에서 23위로 하락해 순위 하락폭이 가장 컸다. 원달러 환율 하락도 철강·자동차 업종의 약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