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 10번” 상지건설 하루 만에 24% 폭락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선거가 종료된 이후 국내 증시에서 정치 테마주가 줄줄이 급락하며 개인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대선 후보 관련 종목들이 대선 직전 급등했다가 선거 이후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고점에 진입한 투자자들이 ‘계좌 반토막’ 위기를 겪은 것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지건설 주가는 지난 4일 하루 만에 24.61%(4550원) 하락하며 1만3940원에 장을 마쳤다. 이 회사 주가는 작년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5540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4월18일에는 5만6400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상지건설은 임무영 전 사외이사가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캠프에 참여한 이력으로 인해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급등했고 4월2일부터 17일까지 상한가를 10차례 기록하며 1680% 상승했다. 하지만 대선 이후 급락세로 돌아서며 최고가 대비 주가는 약 75% 하락한 상태다.

개인 투자자의 피해는 막심하다. 개인은 지난달 한 달간 상지건설 주식을 339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주당 평균 매수가격은 3만2709원으로 전날 종가보다 두 배 이상 높다. 개인의 평균 손실률은 -57.4%로 추정되며 대선 직후인 4일 하루 만에도 24% 급락해 추가 손실이 발생했다.

이 대통령 관련 테마주 중에서는 ▲동신건설(-19.15%) ▲형지I&C(-18.54%) ▲형지글로벌(-14.97%) ▲오리엔트바이오(-13.6%) ▲오리엔트정공(-11.92%) 등도 급락했다. 이들 종목은 각각 대통령의 고향, 과거 정책, 근무 이력 등을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됐다. 최근 고점 대비 하락률은 50~70%에 달한다.

선거에 패배한 김문수 전 후보와 이준석 전 후보 관련 종목도 하락했다. 김 전 후보 관련주로 언급된 평화홀딩스는 이날 12.8% 급락했다. 개인은 지난달 이 종목을 37억원어치 순매수했으며 현재 주가는 고점 대비 약 6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이 전 후보 관련 종목으로 거론된 넥스트아이(-7.76%)와 삼보산업(-4.95%) 역시 하락했다.

한편,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16~19대 대선에서도 정치 테마주는 선거 직전 5거래일 동안 평균 6.47% 상승했지만 선거 직후 5거래일에는 평균 7.7%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번 대선 역시 같은 패턴이 반복된 것이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2.7%, 1.3% 상승했으나 정치 테마주는 이슈 소멸 우려로 대부분 하락세를 기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정치 테마주가 단기간 급등하며 단기 수익을 노린 개인들이 몰렸지만 대다수는 고점에 물려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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