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트맥스 300개 확보···글로벌 기업 84만개 보유

상장사들이 비트코인 매입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전환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확보한 뒤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방식이 국내외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주가 상승과 함께 기업 전략 전환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추세다.
3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비트맥스는 올해 들어 전환사채(CB) 1000억원어치를 발행하고 이 중 약 900억원을 비트코인 매입에 사용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300개를 보유하며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많은 수량을 확보했다. 비트맥스는 2021년 ‘맥스트’라는 메타버스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상장했으나 사업 부진으로 시가총액이 500억원대로 하락했다. 이후 지난 2월 김병진 플레이크 회장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사명을 변경하고 가상자산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비트코인 매입 이후 비트맥스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초 1000원대였던 주가는 최근 7000원까지 오르며 500% 가까이 급등했다. 해당 전략은 미국 나스닥 상장사 마이크로스트래지의 방식과 유사하다. 마이크로스트래지는 전환사채 등 외부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지속적으로 매입해 현재 59만2345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세 기준 약 86조원에 달한다. 지난 5년간 이 회사의 주가는 약 2500% 상승했다.
국내에서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9년 기술특례로 상장했으나 임상 실패가 이어지며 상장폐지 위기를 맞았고 최근 미국 가상자산 투자사 파라택시스에서 자금을 유치해 가상자산 사업 전환을 추진 중이다. 오는 30일에는 200억원 규모의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와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이 예정돼 있다.
국내 주요 상장사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비트맥스 300개 ▲위메이드 223개 ▲네오위즈 123개 ▲카카오 39개 ▲셀트리온 18.05개 ▲다날 17개 ▲넷마블 8.29개로 집계된다.
전세계적으로는 상장사들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84만1715개에 달한다. 29일 오전 기준 비트코인 시세(10만7409달러)로 환산하면 약 904억달러, 원화 기준 약 123조3614억원 규모다. 이는 전체 발행량(2100만개)의 4.01%에 해당하며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은 스트래티지다. 스트래티지는 전체의 70.37%에 해당하는 59만2345개를 갖고 있으며 평균 매입단가는 7만681달러다.
상위 10대 보유 기업 중 일본 메타플래닛(1만2345개), 캐나다 헛8마이닝(1만273개)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미국 기업이다. 메타플래닛은 최근 3일간 비트코인 1234개를 평균 1561만7281엔에 매입했으며 총 보유량은 테슬라(1만1509개)를 넘어섰다. 평균 매입단가는 1423만1184엔이다.
이밖에도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이끄는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MTG)’은 지난달 약 30억달러를 조달해 비트코인 매입에 나섰다. 21캐피털은 일본 소프트뱅크와 테더, 브랜던 러트닉 등이 참여한 비트코인 전략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