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집중력 저하 우려에 주주 불안 커져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당(America Party)’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정치활동에 집중하는 모습이 이어지자 테슬라 주가가 즉각 반응했다. 테슬라 주가는 신당 창당 선언 이후 이틀 연속 약세를 보이며 시장에 CEO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2% 하락 마감했다. 앞선 5일과 6일에도 하락세를 보이며 신당 창당 관련 뉴스 이후 3일 연속 약세를 기록하는 모양새다.

머스크는 지난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우리가 미국당을 창당해야 할까?”라는 설문을 X에 올린 뒤, 5일 “여러분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미국당이 결성된다”고 선언했다. 그는 “상원 23석, 하원 810개 지역구에 집중해 캐스팅보트를 확보할 수 있다”며 본격적인 정치 세력화를 예고했다.

로보택시보다 ‘미국당’?…경영 공백 우려 커져

문제는 머스크가 지금 전념해야 할 로보택시 사업과 자율주행 기술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정치행보에 시간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머스크는 오는 8월 로보택시 시제품 공개를 예고한 상태지만, 정치 활동이 과도해질 경우 일정 차질과 함께 테슬라의 중장기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투자회사 아조리아 파트너스는 머스크의 정치 행보를 이유로 이번 주 예정됐던 테슬라 관련 ETF 상품 출시를 전격 연기했다. 이 회사의 CEO 제임스 피시백은 성명을 통해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에게 정치적 야망과 CEO 역할이 양립 가능한지를 명확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도 머스크의 행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3 정당 창당은 혼란만 키운다”며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정책인 감세 법안에 반대하고 독자 노선을 걷기 시작한 데 따른 반응으로 해석된다.

머스크가 실질적으로 신당을 조직하고 정치 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트럼프 측이 테슬라나 스페이스X 등 머스크가 운영하는 기업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당은 아직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공식 등록되지는 않았지만 머스크가 정치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투자자들은 ‘정치 외도’에 따른 불확실성을 가장 먼저 체감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주가 하락이 제한적이다. 다만 향후 로보택시 발표 지연이나 트럼프 행정부의 기업 규제 강화 가능성 등이 현실화될 경우 테슬라의 기업 가치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구체적으로 머스크가 X(구 트위터)를 통해 창당을 공식화한 직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CEO가 경영보다 정치에 몰입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한편, 월가의 테슬라 낙관론자인 댄 아이브스도 "가장 피하고 싶은 일은 머스크가 정치적 논란에 더 연루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315달러 선인 테슬라의 주가 전망은 최저 115달러에서 최고 500달러까지 크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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